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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미션 던진 제주항공…이스타 매각 사실상 무산
"10일 안에 1000억원 갚아라"
2020-07-02 15:00:57 2020-07-02 15:21:2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매각 딜이 사실상 파기 수순을 밟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10일 안에 체불임금을 비롯한 각종 부채 1000억원가량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는데 현재 이스타항공 재무 상황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10일 이내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이스타항공에 보냈다. 이는 지난달 30일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보낸 선결 과제 이행 관련 공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스타항공은 공문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지급 보증건은 문제가 없다는 내용과 함께 유동성이 막혀 각종 미지급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 딜이 사실상 파기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보낸 공문을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했고 선결 조건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이행할 10일의 시간을 준 것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800억~1000억원 규모다. 여기에는 2~6월 체불임금 250억원과 조업료, 사무실 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이 포함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10일 후 선결조건 이행 상황을 본 후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아직 인수 포기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사실상 인수 포기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1분기 기준 부채 2200억원에 완전자본잠식상태라 10일 안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행보에 이스타항공 노사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이스타항공 노조는 전체 직원을 소집해 제주항공 인수 촉구를 위한 투쟁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런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이 확산되면서 회의를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를 압박하기 위해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회사에 헌납하기로 했다고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협의 없는 일방적인 발표에 제주항공은 오히려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인수 철회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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