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 금융사가 배상한다
정부, 보이스피싱 척결방안 발표…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의무화…범죄 처벌 수준도 대폭 강화
입력 : 2020-06-24 15:27:46 수정 : 2020-06-24 15:36:3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경우 금융회사가 원칙적으로 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사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구축을 의무화하고, 대포폰 등 범죄에 악용되기 쉬운 사용자의 휴대전화는 연 3회 본인확인에 나선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경찰청 등 관계부처는 24일 이런 내용의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6차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의 후속 조치로,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과 수단이 지능화·고도화함에 따라 종합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마련했다.
 
우선 금융분야에서는 금융사의 보이스피싱 관련 배상책임을 대폭 강화한다. 현재 금융사는 보이스피싱 의심계좌에 대해 자체점검을 하고 지연이체, 지급정지 등 임시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지키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금융사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하는 것이 의무화되고, 의심계좌에 대한 자체 임시조치 의무도 확대된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송금업자도 임시조치 의무가 생긴다. FDS 시스템 구축이 미흡해 보이스피싱 피해가 크거나 임시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금융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이용자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금융사가 원칙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도록 올해 말까지 관련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보이스피싱 피해와 관련해 인프라를 갖춘 금융기관의 책무를 강화하는 것이 해외 추세"라며 "연구용역과 금융사, 소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예방·차단 시스템을 강화한다. 대포폰 악용 가능성이 높은 사망자·폐업법인·외국인 명의 휴대전화 본인확인 주기를 4개월로 단축해 올해 하반기부터 기존 연 2회에서 3회로 확대 실시한다. 법무부(출입국관리소) 등의 협조를 통해 외국인 단기관광객의 휴대전화는 출국 시 즉시 정지된다. 본인확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알뜰폰의 경우 비대면 개통 시 위조가 용이한 신분증 대신 관련법상 수단(공인인증, 신용카드)을 거쳐 본인 확인을 한다. 
 
모든 공공기관 전화번호는 사칭할 수 없도록 위·변작 금지 목록(DB)을 추가하고, 영세사업자 대상 설명회와 집중 단속을 병행한다. 대량 문자발송 대행업체가 보이스피싱과 연계해 변작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과태료는 현재 최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한다. 
 
특히 국내개통 인터넷전화(국내번호)로 해외에서 발신하는 경우에도 국외발신 표시를 추진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번호에 대해서는 1일 이내 신속하게 중단 절차를 진행하고, 이용 중지된 전화번호는 타사로 번호이동시에도 이용하지 못하게 이용중지 기간을 1년6개월로 늘린다. 
 
보이스피싱 범죄 처벌도 강화한다. 오는 8월20일부터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대포통장을 팔거나 빌려주면 5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이는 지난 4월 전자금융거래법 통과로 바뀐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보다 처벌 수위가 올라간 것이다. 이밖에 정부는 보이스피싱 단순 조력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이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전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시연회에 참석해 기술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금융위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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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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