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현장+)넥스트라이즈,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스타트업-대기업 만남의 열기
KDB산업은행·한국무역협회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 개최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계 첫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신사업 발굴하려는 대기업과 전략적 투자자 찾으려는 스타트업 만나
2020-06-23 17:25:02 2020-06-23 17:25:02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이 코로나 때 세미나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습니다. 근데 보니까 딱 적당한 간격으로 앉아있네요. 다 마스크를 쓴 사람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처음인데 좀 황당하기도 하고, 반응도 없고. 그렇지만 여러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이 지금 생각입니다."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 참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간격을 유지한 상태로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말처럼 코엑스 D홀에는 마스크를 쓰고 비닐장갑을 낀 사람들로 가득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된 스타트업계에서 올해 처음으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인 '넥스트라이즈 2020'이 열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입장객 한 명 한 명 체온을 재고, QR코드로 관리하며 내부 정원을 제한하는 등 어려움은 있었지만,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만큼 많은 사람이 넥스트라이즈를 찾았다. 내부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지 못해 서로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고 명함을 주고받으며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과 파트너를 찾아다녔다. 
 
KDB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가 23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여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 현장. 사진/배한님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는 23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인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도 병행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스타트업 200여 개사가 참가해 부스를 내고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를 펼친다. 아울러 국내외에서 대기업 84개사, 벤처투자사(VC)·액셀러레이터(AC) 35개사가 참여해 스타트업과 1700건의 1대1 미팅을 진행한다. 80개의 온·오프라인 콘퍼런스 강연도 마련됐다.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진행됐다. 사진/배한님 기자
 
올해로 2회를 맞은 넥스트라이즈는 코로나19로 규모가 다소 축소되고, 내부 정원도 제한했지만 1회보다 더 활기를 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넥스트라이즈에 참석한 송보근 엑싱크 대표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활발한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홀도 제대로 못 쓰고 전시의 집중도도 떨어졌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부스도 잘 갖춰졌고 부스와 밋업, 강연 장소가 한곳에 모여 참가자들이 서로를 찾기 쉽게 잘 구성됐다"고 말했다. 일반인 참관객 이 모씨도 "코로나 때문에 입장이 조금 지연된 것 외에는 방역 원칙도 지켜지고, 잘 진행된 것 같다"고 했다. 
 
올해는 스타트업과 협력해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대기업 관계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최근 많은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상생·혁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장래성 있는 파트너를 찾기 위한 대기업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스타트업과 만남을 가졌다. 
 
권용국 롯데홈쇼핑 미래사업팀 대리는 "오늘과 내일을 걸쳐 20여 개 스타트업과 30분 간격으로 밋업을 하려고 한다"며 "저희와 맞는 신사업을 만들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펀드 투자까지 연결하는 곳은 계열사 내에서는 저희 팀뿐이라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에서 한 참관객이 스타트업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스타트업들도 전략적 투자자를 찾기 위해 부스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사업에 대해 꼼꼼히 설명했다. 자율주행차와 미래 스마트시티를 위한 레이더를 만드는 비트센싱은 이번 넥스트라이즈에서 17개의 미팅을 진행한다. 이상은 비트센싱 팀장은 "모빌리티 기업뿐만 아니라 아파트나 요양원 등에 저희 헬스케어 제품을 적용하고 싶어 하는 건설사들도 많이 방문했다"며 "싱가포르, 대만, 프랑스 등 해외 기업과 미팅도 예정돼 있는데, 그 나라로 진출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플렉서블 배터리를 만드는 리베스트도 오늘만 6곳의 기업과 미팅을 한다. 김수연 리베스트 세일즈 디렉터는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나왔다"며 "오늘 부스에서 투자사도 많이 만났고, 저희랑 파트너를 맺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도 찾아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다소 아쉬움을 담은 목소리도 있었다. 베이징 외국어 대학에서 온 박 모 씨는 약속된 밋업에만 집중하고 부스에서는 설명을 준비하지 않은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제가 하는 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교육 관련 스타트업을 찾으러 왔는데, 만들고 있는 기술을 보여주기보다는 텍스트나 구술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저같이 사전 정보 없이 방문한 참관객도 기술을 바로 알 수 있게 보여줄 거리를 좀 더 다양하게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