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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막힌 미중…미국, 중국 항공사 취항금지 맞불
중국 언론 "미국 경제회복에 도움 안돼…악순환 부를 것"
2020-06-04 11:43:15 2020-06-04 11:43:15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이 중국 항공사에 대한 여객기 운항을 차단했다. 이번 미국의 중국 항공사 취항 금지는 앞서 중국이 미국 항공사의 중국 취항을 막은 것에 대한 맞불조치다. 코로나19 사태와 홍콩보안법 등으로 격화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항공 비즈니스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주요 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미 교통부가 오는 16일부터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하이난항공, 쓰촨항공, 시안먼항공의 미국 운항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에어차이나 보잉 747기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공항 상공을 날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 교통부의 이같은 방침은 중국에 대한 보복성이 강하다. 조엘 셔뱃 미 교통부 차관보는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이 우리 항공사를 허용하는대로 같은 규모로 중국 항공기 운항을 허용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 항공사 취항을 막은 것에 대한 상응적 조치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앞서 미국 항공사들이 중국행 여객편을 재개 하겠다는 의사를 중국 정부에 밝혀왔으나, 중국은 해외 유입 코로나19 확진 사례 등을 이유로 미국 항공사들의 취항 승인을 미뤄왔다.
 
이에 미 교통부는 지난 22일 “중국이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중국 취항 재개 요구에 응답하지 않아 미중 양국 간 항공 운항을 허용하는 상호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으로 운항하는 중국 항공사들은 오는 27일까지 항공편 일정과 기타 세부사항을 제출하라”며 중국 항공사들에 대한 보복 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간 중국 항공사들은 주당 1차례 미국행 정기 항공편 운항을 허용해 왔으며, 종종 중국 유학생들의 귀국을 위해 전세기를 운항하기도 했다. 특히 내달부턴 하이난항공, 중국동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행 비행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 항공사들은 미국에 추가 취항을 할 수 없게 됐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항공사의 미국 취항을 승인하지 않는 것을 물론 이들의 전세기 운항도 단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가 미국 경제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망은 4일 미국의 중국 항공사 취항 금지령 소식을 보도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회복 차원에서 중국에 계속 항공편 운항 재개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망은 “‘압박하면 반격한다’는 식의 악순환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중국과의 조속한 운항 재개를 원한다면 걸핏하면 중국을 압박하기보다 중국과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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