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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등급 채권' 떠안은 산은, 건전성은?
최전방서 손실 떠안는 구조…최근 건전성 지표 지속 악화…산은측 "큰 손실 없을 것"
2020-05-24 07:00:00 2020-05-24 08:34:49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산업은행이 기간산업 지원에 이어 투기등급(BB) 등 비우량채 매입까지 나서면서 산은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은은 정부와 함께 저신용등급 회사채 기업어음(CP)를 매입하는 기구(SPV)를 설립하기로 했다. AA등급 이상의 회사채 시장은 채권시장안정펀드로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A등급 이하 비우량채 시장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판단이다. SPV는 산은 출자 1조원, 산은 후순위 대출 1조원, 한국은행 선순위 대출 8조원 등 총 10조원 규모로 조성됐다.
 
산은은 정부로터 1조원을 출자받지만, 후순위 대출 1조원은 산금채 발행 등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투기등급(BB)까지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산은의 건전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좀비기업 양산을 피하기 위해 이자보상비율 2년연속 100%이하의 기업은 제외하기로 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먼저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주체는 산은이다. 한은 선순위 대출의 상환이 가장 먼저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산은은 부실 기간산업도 지원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간산업기금을 통해 수조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저비용항공사(LCC)에는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자금도 신디케이트론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산은의 두산중공업의 금융지원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두산이 제출할 자구계획에 따라 금융지원 규모가 달라진다. 
 
산은의 건전성 지표는 점점 악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산은 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은 14.05%다. 국내은행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향후 1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산은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도 지난 2018년 4.23%에서 지난해 말 2.71%로 반토막났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8년 1조6892억원에서 지난해 925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익도 같은기간 7059억원에서 2791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진행하는 기간산업의 금융지원이 기간산업기금으로 빠지면 어느정도 BIS비율이 안정화될 수 있다"며 "비우량채권 매입도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는 경우만 해당되기 때문에 큰 손실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기간산업 지원에 이어 투기등급(BB) 등 비우량채 지원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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