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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개발 현황은?
국내 임상승인, 램데시비르·레보비르 두건 뿐…국내사는 부광약품 유일
2020-05-03 06:00:00 2020-05-03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100일이 넘어선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연일 치료제 개발 행보에 가세하고 있다. 다만, 실제 국내 임상시험 승인 받은 품목은 극소수에 불과해 지나친 기대감은 지양해야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한 임상시험(연구자임상 제외) 승인을 획득한 품목은 글로벌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램데시비르'와 부광약품 '레보비르' 두 건(임상 2)뿐이다. 해외 국가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에 사용 중인 램데시비르의 경우 다음달 말 중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이며, 국산품목인 레보비르 역시 7~8월 결과 도출이 기대된다.
 
해당 품목들은 모두 기존 허가 품목들을 활용한 약물재창출 방식이다. 약물재창출 방식은 특정 적응증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바탕으로 품목허가 받은 치료제를 다른 적응증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램데시비르는 에볼라바이러스, 레보비르는 만성 B형간염치료제로 각각 허가받은 품목들이다.
 
현재까지 국내 20개 이상 업체가 개발에 뛰어든 것에 비해 단 2개 품목만이 임상 승인은 획득한 배경은 두 품목 모두 약물재창출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인 만큼 신규 치료제 개발을 위해선 최소 수년의 개발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품목을 활용해 실제 임상 돌입을 위한 독성 및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를 기 확보한 만큼 상대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한 약물재창출 연구는 총 7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지난달 정례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제일 먼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기존 허가 약물의 적응증을 코로나19로 확대하는 약물재창출 관련 임상시험일 것"이라며 "빠르면 연내 임상시험이 종료돼 효과적 치료제와 용량 등의 진료지침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미 치료목적사용승인을 얻은 품목들이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임상시험과는 별개다. 치료목적사용승인은 의료기관 및 의료인이 개별 또는 소규모 환자 치료에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특정 품목에 대한 사용 승인을 신청하는 제도로, 광범위한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 승인과는 다른 개념이다. 현존 치료제가 없는 만큼 현장 판단에 따라 도입해 치료를 시도하는 것과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공신력을 인정받는다는 데 차이가 있다. 10건 이상의 치료목적상용승인 품목이 존재하지만 실제 임상 건수와 별도인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는데 각 사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라며 "신종 감염병 치료제 개발 관건은 속도일 수밖에 없는 만큼, 현재 임상을 승인받은 소수 품목들이 입지적으로 우위를 점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서 있는 돌하르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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