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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여대야소' 국회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2020-04-21 08:00:00 2020-04-21 08:28:07
이종용 증권데스크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더불어민주당·시민당 등 여권이 총선 압승을 거두면서 180석의 '공룡 여당'이 탄생했다. 지난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여대야소' 국회가 완성되면서 금융투자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먼저 기대감은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공약으로 부동산에서 벤처 투자로 자금이 흐르도록 자본시장 활성화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기업대출 인센티브과 부동산 담보대출 관행 개편, 개별 금융업 진입요건 완화, 자본시장 혁신, 증권거래세 점진적 폐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등의 정책을 제시했었다.
 
증권맨 출신들도 21대 국회에 입성한다.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이용우 전 한국카카오뱅크 공동대표다. 홍 당선인은 정계 입문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내고 혜안리서치 대표로 활동해왔다.
 
이 당선인은 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뱅크의 공동대표로 유명하다. 그 역시 증권가에서 대형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를 지냈다. 증권거래세 폐지법을 발의한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도 재선에 성공했다.
 
금투업계의 불안한 마음은 무엇일까.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금융 억제 정책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소비자 보호 강화 움직임 등 업계에 부정적인 정책 요인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금융 규제다. 정부와 여당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벤처육성의 마중물이 되라며 부동산 금융을 더욱 옥죌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투자은행(IB)의 신용공여(대출) 대상에서 특수목적법인(SPC)과 부동산 회사를 제외한바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작년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금투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증권업계 호황에 대한 당국의 시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IB 규제를 풀었는데, 증권사들이 돈이 되는 부동산 금융에만 올인했다고 본다는 것이다.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DLF 사태 이후 정체하고 있다. 당국은 DLF 대책으로 은행권에 기존 잔액 규모로만 ELT(주가연계신탁) 발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형 판매사인 은행권이 위축되면서 ELS 성장도 하락세다. 
 
다시 올해는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증권사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10~20%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매력적인 수익원이 사라진 금투업계의 볼멘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 정권 들어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는 정부의 입장과 다시 규제의 대상이 됐다는 금투업계의 하소연이 겉돌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손쉽게 모험자본 투자를 늘리려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역할론이 금투업계로 향하고 있다.
 
벤처투자 관행이 증권사와 맞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무시되는 분위기다. 당국은 한시적으로 증권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벤처·중소기업 투자위험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손질하는데 그쳤다.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20대 국회의 임기는 39일 뒤인 다음달 5월29일에 만료된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공룡여당이 탄생하면서, 정부와 여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크다. 경제 혈맥을 담당하는 업계에서 소통의 바램이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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