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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쓰기)폭락장서 기회 엿보며 매수후보 선별
1천만원 증자해 반도체부터 매수… 해외투자, 인버스 등으로 수익
2020-04-08 06:00:00 2020-04-08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격동의 한달이었다. 아직 변동성이 출렁이고 있지만 집채만 한 파도는 지나간 것 같다. 파도에 휩쓸려 계좌는 평가손이 났지만 비교적 선방했다. 
 
주가가 폭락하는 와중에도 위기보다는 기회에 꽂혀 결국 100% 증자를 단행했다. CMA에 예치해 두었던 1000만원을 예수금으로 보탰다. 이제 이 계좌의 종잣돈은 2000만원이다. 주가 급락에도 시퍼렇게 멍든 계좌 수익률에 아파하기보다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은 과거의 큰 위기를 겪으면서 체화된 일종의 본능일 것이다. 
 
이와 같은 변동성과 패닉 셀을 이끈 핵심 이슈들이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해 주식시장도 한동안 눈치 보기로 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빨리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게다가 과거엔 이 정도 폭락이면 개인들의 투매가 나와야 하는데, 그래서 투매 후에 들어가면 뭔가 안심이 됐는데, 이번엔 무섭게 떨어지는 칼날을 개인들이 덥석덥석 받아내는 것을 보면서 ‘아직 이른가?’란 생각과 ‘뭔가 예전과는 다른 것 같다’는 예감이 엇갈렸다는 점도 특별했다.
 
‘동학개미운동’이란 조어가 마음에는 들지는 않지만, 개인이 샀다고 하락하고 외국인이 산다고 오른다는 법은 없다. 돈에는 이름표가 없다. 수급은 본질이 아니다. 내가 투자하는 기업이 실적을 잘 낼까, 그에 비해 주가는 충분히 저렴한가가 핵심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기회 삼겠다고 돈을 더 넣으면서 두 가지만 생각했다. 다들 실적엔 타격이 있겠지만 실적 감소폭에 비해 주가가 너무 과하게 하락한 종목은 무엇인지, 그리고 언젠가는 반등할 텐데 누가 앞장설 것인지다. 첫 번째는 여러 지표로 나타나는 것이라서 상대적으로 후보종목군을 추리가 수월했으나 후자는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새로 매수한 종목들도 전자 쪽에 포인트를 맞췄다. 
 
첫 종목은 만인이 사랑하는 그 삼성전자다. 대한민국 대표 주식에 투자하겠단 생각이 아니었다. 반도체의 현재와 가까운 미래를 좋게 본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오히려 반도체의 힘을 부각시켰다. 반도체 섹터에 수많은 종목이 속해 있지만 특출한 종목을 찾아낼 자신이 없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무난한 선택이라 믿는다.
 
코미코도 함께 매수했다. 정밀세정과 특수코팅 사업에서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미세오염을 제어해 수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를 만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쏠려 있지 않고 인텔, 마이크론 TSMC,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전 세계 반도체 메이저와 거래한다는 점도 좋아 보인다. 
 
지난해 이익은 2018년보다 감소했지만 실적에 비해 주가가 비싸지 않고 재무 안정성도 좋다. 반도체 장비주가 2년 연속 400원씩 배당했다는 점도 칭찬할 일이다.  
 
강원랜드는 3월20일자 <세모이배월>에서 다룬 종목이다. 기사화되고 며칠 후에 매수했다. 주가가 더 하락해 불안했지만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강했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중단돼 손실이 쌓이는 중이지만 언젠가 풀릴 것이고, 그와 함께 영업도 정상궤도로 올라설 것이다. 다른 제조업종처럼 경기침체 때문에 수요가 감소할 것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쯤 가면 주가도 2만원은 넘겠지 싶었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장기투자용으로 매수한 종목은 아니어서 머지않아 매도할 계획이다. 
 
하이골드12호는 더 샀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배당수익과 함께 약간의 차익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가 이렇게까지 하락하는 것은 투자심리 때문일 것이다. 반등시 급등할 종목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확정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을 가져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성광벤드는 유가 하락 영향으로 반등이 더딜 것으로 예상돼 매도했다. 성광벤드 손실금액이 없었다면 국내 투자는 플러스였을 것이다.  
 
국내 투자는 아직 마이너스인데 다행히 해외주식 투자에서는 이익이 났다. 변동성지수를 추종하는 VIXY를 매도해 다우지수 인버스 상품인  DOG로 갈아탔는데 여기에서도 약간의 차익을 냈다. 이제 하방 투자는 접어야 할 분위기여서 DOG도 매도하고 유가가 크게 하락했을 때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인 USO를 매수했다. 다행히 USO도 소폭 오른 상태다.
 
실적과 자산에 비해 낙폭이 과한 종목들이 많다. 금융주나 건설주 등이 대표적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수를 미루지만, 고루한 종목들보다 나은 성장주가 있겠거니 생각하며 새롭고 낯선 분야를 공부하는 투자자들도 많겠지만,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익숙한 업종과 종목들을 다시 한 번씩 둘러봐야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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