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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마스크 확보에 '사활'…일부 국가 안정속 '기부'도
2020-04-06 11:29:40 2020-04-08 17:32:01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가 마스크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스크 생산업체의 수출을 막아섰고, 미국의 마스크 가로채기에 '현대판 해적질'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마스크 착용에 비판적이던 미국과 유럽 등이 마스크 착용 권고로 정책을 선회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일찌감치 마스크 수급을 조절한 대만은 해외에 마스크를 기부하고 나섰고, 한국은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성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한 노인이 미사 중 기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다면 매우 거칠게 대하겠다"면서 "이는 보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의료장비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보복조치를 시사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DPA)를 발동해 미국 제조업체에게 마스크 생산 확대와 수출금지를 요구했다. 3M은 즉각 반발했다. 3M은 "미국에서 생산된 마스크의 수출 중단은 다른 나라들의 보복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리가 중요한 공급자 역할을 하는 국가들의 의료진에 대한 마스크 수출 중단은 중요한 인도주의적 의미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자들이 유럽 등으로 향하던 마스크 가로채기도 벌이고 있다. 주로 미국업자들에 의해 마스크 행선지가 바뀌고 있다. 독일 일간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베를린 주정부가 중국 생산공장에 주문한 마스크가 미국에 의해 가로채기 당했다고 보도했다. 베를린 주정부가 주문한 3M마스크 20만장이 경유지인 타이 방콕에서 미국인 업자들에 의해 행선지가 바뀌었다. 베를린 주의 한 의원은 이를 '현대판 해적질'이라며 맹비난했다. 지난 3일에는 프랑스로 오던 중국산 마스크 수백만장이 상하이에서 역시 미국 업자들에 의해 목적지가 변경됐다. 미국 업자들이 프랑스 구매가격보다 3~4배 비싼 값에 현찰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1월11일(현지시간) 타이베이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자신의 연임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한편 코로나19 대응에서 '모범국가'로 떠오른 대만은 마스크 등 의료물자를 세계각국에 기증하고 나섰다. 대만은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 700만개, 미국에 200만개,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15개 수교국에 100만개의 마스크를 기증하기로 했다. 대만은 중국이 우한을 봉쇄한 지난 1월24일 의료용 마스크(N95)수출을 금지시켰고 제조업체들에게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며 생산을 유도했다. 대만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1300만개 수준이다.
 
한국도 한때 '마스크 대란'을 겪었지만 2월말께 마스크 수출금지가 단행된 이후부터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던 마스크가 전량 국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월4주차(23~29일) 마스크 총생산 및 수입량은 1억1060만개를 기록했다. 1주차(2~8일) 공급량(7309만개)보다 3751만장(51%)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매점매석 등 마스크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단속에 나서고 있다. 공적 마스크 5부제 실시 이후 한달이 지나면서 마스크 수급이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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