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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지난해 '프리미엄 가전'이 먹여살렸다
가전 사업 비중 확대…이익률 증가로 수익성 확보 성공
수년째 이어 온 흐름 변화…"LG, 올해 이미지 회복 관건"
2020-04-01 06:07:13 2020-04-01 06:07:13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와 반도체 업황 둔화 등 악재 속에서도 가전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선방한 성적표를 냈다. 다만 LG전자가 '건조기 사태'로 타격을 입으면서 수년째 이어 온 가전 시장의 판도에는 변화가 감지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가전(TV 포함)을 담당하는 CE사업부 매출액은 전년 보다 6.29% 증가한 44조756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의 매출액 합계는 전년비 5.59% 오른 37조6672억원을 올렸다. 
 
특히 양사는 지난해 가전 사업의 매출액 비중이 각각 전체의 19.4%, 60.4%를 차지하며 전년보다 2.1%포인트와 2.2%포인트 증가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 비중은 2017년과 2018년에 모두 3.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9.4%까지 확대됐다. LG전자의 경우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만 봤을 때 2017년 58.7%, 2018년 57.2%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81.9%로 전년 보다 24.7%포인트나 급등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LG전자가 7.9%의 영업이익률을 올려 7~8%대의 '꿈의 이익률' 달성을 3년째 이어갔다.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가전의 후광을 톡톡히 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CE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해 LG전자보다는 낮았지만 전년(4.8%)보다 1%포인트가량 증가하며 이 회사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사의 가전 매출 확대는 변화된 환경에 따른 '맞춤형'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든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LG전자는 건조기 논란으로 소비자 보상 정책을 실시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비 1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나서며 '프로젝트 프리즘' 전략을 펼친 삼성전자가 부상하면서 수년째 이어져 온 생활가전 시장의 흐름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생활가전 사업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며 2018년에는 1조원대까지 차이를 벌렸지만 작년에는 3700억원 높은 수준에 그쳤다. 매출액에서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2016년 12조3685억원, 2017년 9조4477억원, 2018년 6조4344억원으로 꾸준히 줄여왔으나, 작년에는 7조890억원으로 다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올해에도 코로나19 등 대외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양사의 가전 사업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전자 업체들도 타격을 입었지만 가전 시장의 경우 의류관리기, 건조기 등 위생 가전을 중심으로 성장을 보이고 있어 기대가 높다"며 "지난해 '가전 명가' 타이틀에 흠집을 입은 LG전자가 올해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회복하고 다시 시장 지배력을 높여갈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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