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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에 마이너스 유가도 등장
장중 한때 20달러선 붕괴하며 '저장비용' 아래로
2020-03-30 16:57:37 2020-03-30 16:57:3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와 산유국간 유가인하 경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30일 장중 한때 유가는 20달러선을 밑돌며 18여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저장 비용이 유가를 초과하면서 마이너스 유가도 등장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9.92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이 20달러선 아래로 내려간 건 200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도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1.90달러 하락한 23.0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0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항공유 등의 수요가 급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항공유 사용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75% 가까이 줄면서 하루 500만배럴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저장보관 비용이 유가를 초과하자 마이너스 유가까지 나타났다. 원자재거래기업 머큐리아에너지그룹은 이달 아스팔트 제조용 와이오밍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0.19달러로 입찰했다.
 
당분간 유가하락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증산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협의가 결렬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음달 1일부터 생산량을 하루 1200만배럴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개리 로스 블랙골드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원유 실물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며 "머지 않아 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달러대에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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