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강희태 대표, 점포 문 닫고 '롯데온' 방점
오프라인 위기 속 온라인 사업 신성장동력 활성화 사활
2020-02-24 15:13:18 2020-02-24 15:17:42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롯데가 오프라인 위기 속 온라인화 작업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단추로 수익이 안나는 200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오는 3월 말에는 유통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을 론칭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온라인 사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24일 롯데 및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캐시카우인 유통 분야의 실적 회복이 절실한 만큼 구조조정 일순위로 잡았다. 본업인 유통업을 재건해야 호텔상장, 화학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운영 전략의 핵심으로 '비효율 점포 정리'를 꼽았다.
 
이에 강희태 부회장은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 정리를 단행한다. 1979년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새 먹거리는 온라인에서 찾는다. 백화점, 하이마트, 마트, 프레시, 홈쇼핑, 롭스 등 7개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한데 모은 통합 애플리케이션 롯데온이 핵심 과제다. 롯데는 2018년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할 당시 새 성장동력인 온라인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강 대표를 부회장 승진과 함께 유통 계열사 전반을 총괄하는 유통BU장을 겸임하게 하는 인사를 강행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원준 전 롯데그룹 유통BU 부회장보다 실권이 강화된 만큼 온라인몰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도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부회장과 함께 롯데이커머스 사업부장에 오른 조영제 전무가 실무를 맡는다. 조 사업부장은 롯데지주 경영전략실과 이커머스 부문장 출신인 점을 비춰보면 온라인 사업 실무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강 부회장과 조 사업부장은 다른 계열사와 온라인 부문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새롭게 선보이는 통합 롯데온은 롯데가 보유한 고객 3900만 명 데이터를 활용해 개개인에게 가장 잘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현재 유통 계열사별로 따로 운영하는 온라인몰 상품을 한 번에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롯데 플랫폼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개인·법인 판매자 상품도 함께 판매하는 오픈마켓 방식을 차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롯데온의 통합작업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수년 전부터 온라인으로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준비를 해왔던 것에 비해 롯데쇼핑의 대응은 한참 늦었다"라며 "강 부회장과 조 사업장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내 온라인몰을 구축하고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롯데온이 온라인 후발 주자인만큼 사업분야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이해도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2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3% 줄었다. 매출은 17조63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에 그쳤다. 당기 순손실은 8536억 원으로, 적자폭은 전년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할인점은 지난해 영업손실 24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슈퍼는 영업손실 1038억 원을 기록했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 부실화로 온라인을 통한 국면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