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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국내 확산에 '살얼음판' 걷는 산업계
의심·확진자 발생으로 시설 폐쇄·자가격리 등 잇따라
사업장 내 외부인 출입 통제·출장이나 미팅 등도 자제
2020-02-24 14:37:49 2020-02-24 14:37:49
[뉴스토마토 전보규·김광연·최서윤 기자] 국내에서 코로나 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산업계도 초비상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생산·연구 시설 폐쇄가 잇따르는 가운데 외부인의 본사 출입을 제한하거나 출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예방조치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천캠퍼스 연구동을 폐쇄하고 방역에 들어갔다. 지난 22일 직원 가족이 확진자로 판정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동 직원들은 재택근무 중이고 생산동 등 나머지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LG전자 인천캠퍼스는 전기자동차 관련 생산·시험·연구시설이 입주해 있는 곳이다.
 
LG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현대제철은 포항공장 사무동에 근무하는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21부터 오는 25일까지 해당 층을 폐쇄 조치했다. 같은 층 근무자들은 재택근무 중이다. 확진된 직원이 공장으로 이동한 동선은 없어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긴장감은 여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직원이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폐쇄했던 구미사업장을 이날 오후부터 재가동했지만 구미 외에 서초·화성 사업장에서 발생한 일부 감염 의심 직원은 정부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 19 감염이 의심됐던 신입사원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자가격리대상을 800여명에서 550여명으로 줄였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정부가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감염 방지를 위한 대응 수준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전날부터 모든 국내 사업장에 외부 방문객 출입을 금지했다. 대구와 경북 청도에서 거주하면서 구미 공장으로 출퇴근하는 인력 가운데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사무직에 대해서는 재택근무, 생산직은 공가 처리하는 방침도 정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이날부터 서울 양재동 사옥의 외부인 출입을 제한했다. 직원들은 출입할 때 개별적으로 체온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의나 외부 미팅도 가능하면 연기하거나 화상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출장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최소화하도록 했다.
 
SK그룹은 서울 서린빌딩 출입 시 개별적으로 체온을 측정한다. SK이노베이션 등 서린빌딩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했다. 대중교통이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출퇴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린빌딩 내 공유좌석제 운영방식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3일 이상 예약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를 해제해 가능하면 같은 층에 앉도록 한 것이다. 국내 출장도 가능하면 자제토록 하고 있고 만약 확진자가 나온 지역으로 갈 경우에는 본사 안전관리담당부서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포스코는 사외 출장 최소화와 함께 출장 시 확진자 발생 또는 인구 밀집 지역 경유 금지 방침을 내렸다. 주요 후생시설은 임시 휴관했고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집합 교육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현대중공업도 이날부터 외부인 출입을 전면통제했고 부서별 개인 건강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사업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며 "외부인 출입 전면 금지 등은 혹시나 모를 일 때문에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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