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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뀌는 유통가)①집에 가두는 '신종 코로나'…온·오프라인 소비전환 가속화
감염병 공포 번진 주말 소비…온라인은 매출 성장 뚜렷
2020-02-09 06:00:00 2020-02-09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통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심이 오프라인 소비를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현상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내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종결되더라도, 하반기까지 그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온라인 시장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온라인 주문·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온라인 서버 용량을 확충하는 등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라 임시 휴업에 들어간 한 면세점.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상당수 고객의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온·오프라인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상반된 매출 추이를 나타냈다.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 판매는 상승하는 반면, 오프라인 업체들의 매출은 감소하는 양상이다.
 
롯데백화점은 2월 첫째주 주말(1~2일)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첫 주말(2월9~10일)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2.6% 줄었다. 반면 이커머스 업체들은 일제히 매출 상승 지표를 공개했다. 위메프는 지난달 31일부터 2월2일까지 마트(생필품) 카테고리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체 거래액도 72% 신장했다. SSG닷컴은 지난 1월28일부터 2월3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2월5~11일 대비 55% 증가했다.
 
이 같은 온라인 주문·배송 증가는 온라인 활성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감염병'이 그 흐름을 앞당기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앞서 지난 2015년 발생했던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상당수의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백화점 등의 유통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10~15%가량 감소한 바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났을 때 휴업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필품 구매가 온라인으로 쏠렸다"라며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된 현재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2015년보다 더 소비 수요가 온라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메르스가 확산했던 과거처럼 올 상반기 안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이 완벽히 방지되더라도 올해 9월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온라인몰. 사진/롯데쇼핑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확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 전자상거래 점유율 1위 업체인 '아마존'의 4분기 깜짝 실적이 발표된 후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 앞서 업계에선 3분기까지만 해도 부정적인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6월부터 북미 지역에서 유료 멤버십 '프라임' 가입자를 상대로 익일 및 당일 무료배송을 도입함에 따른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 실적 악화 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라임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예상보다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역시 온·오프라인 격차는 계속 좁혀지는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산업 매출에서 오프라인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아래로 무너졌다. 연도별 오프라인 유통 매출 점유율 흐름은 △2016년 68.2% △2017년 66.1% △2018년 62.2% △2019년 58.8% 등 내리막 추세다. 반면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41.2%를 기록해 첫 40% 벽을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 확산과 인터넷 기술 발달 및 배송 강화에 따라 온라인 쇼핑이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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