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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문 대통령 "코로나 사태 경제위축, 최악의 상황 대비하라"
2020-02-05 15:59:12 2020-02-05 15:59:1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신종코로나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경제 위축을 경계했습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드리겠습니다.
 
또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방향을 잡고 있는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분석해드리겠습니다. 청와대 출입하는 이성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발언을 했다. 특히 경제와 관련해서 장기적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기자]
 
문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신종코로나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경제 위축을 경계하고 "사태가 장기화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공개발언의 3분의2를 경제관련 발언에 할애했습니다. '경제'라는 단어는 15차례 언급됐고, 경기하방 압력에 대한 구체적 대응책으로 ‘신속한 재정 집행’을 주문했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코로나 추경’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동구의 한 보건소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습니다. 당분간 신종 코로나 대응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인가. 정부는 이에 대한 전망치를 가지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 경제당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의 전개 양상에 따른 경제 영향을 파급 경로에 따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크게 △방한 관광객 감소 △내수 위축 △중국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의 3가지 경로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세계의 공장이자 거대 소비시장인 중국 변수가 큽니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4분의1, 외국 관광객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 중국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고 있고, 해외여행의 발길도 끊고 있으며, 부품 공급망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과 관광, 산업 현장의 어려움이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타격이 시작된 곳도 있지요?
 
대표적으로 중국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의 모든 생산공장이 오는 7일부터 가동을 중단합니다. 현대차 국내 생산라인이 부품 부족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지난 1997년 만도기계의 부품 납품 차질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쌍용차 평택공장도 4일부터 12일까지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는 아직은 괜찮지만, 중국 업체의 부품 수급이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국민들의 외부활동이 위축되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국내 소비시장의 위축도 불가피합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상의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앵커]
 
결국, 중국이 언제 이 사태에서 회복될 지가 관건인데. 현재 중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0시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4324명, 사망자는 490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3887명, 사망자는 65명 늘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발표에서 가장 큰 증가폭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향후 1~2주가 유행 절정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2002~3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인데,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 
 
[앵커]
 
오늘 지금 이시간 중국 내 감염자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확진자 2만4324명 중 중태는 3219명이며, 892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고 합니다. 의심 환자는 2만3260명입니다. 홍콩 18명, 마카오 10명, 대만 11명 등 중화권 누적 확진자는 39명으로 전날보다 6명이 늘었습니다. 홍콩의 경우 전날 사망자 1명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어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했죠. 신임장을 받기도 전에 기자회견을 여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 뭐라던가요? 
 
[기자]
 
싱 대사는 지난달 30일 부임해 신임장도 제정하기 전인데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자청했습니다. 중국 대사관의 태도도 이례적이었는데, 외교부 출입이나 등록여부도 따지지 않고 기자회견 참석을 요청한 언론사는 모두 기자회견 참석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싱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신종코로나에) 전면적이고 엄격한 조치를 하고 있다”며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국제사회와 협력 중”이라고 자국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라면서 양국의 우호 관계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국의 도움과 지지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 출신이나 최근 해당 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고, ‘중국 전역 여행경보 상향’ 등 다른 조치도 검토 중이지요. 중국으로서는 달가울 리 업고. 싱 대사 역시 그랬지요?
 
[기자]
 
싱 대사는 “제가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면서도 “세계적이고 과학적인 것은 세계보건기구(WH0) 근거인 만큼 이를 따르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WHO는 신종 코로나 확진 사례의 99%가 중국에서 나왔다며 지나친 우려에 빠져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여행·교역 제한 자제’와 같은 것은 국제보건규정(IHR)에 부합하지 않는 제한이라며 조취를 취한 국가에 사실상 철회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WHO가 중국의 자본력과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관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WHO가 기관의 이익을 위해 중국 입장을 두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뒷전에 두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 여론이 있습니다. 21대 총선을 이제 불과 두달 정도 앞 둔 상황에서 야당 공세도 이에 편승했지요?. 
 
[기자]
 
국민 안전과 한중 관계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정부의 딜레마입니다. 국민 보건안전만 생각한다면 야권의 주장대로 당장 중국인들의 입국을 전면 차단하고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들을 중국에 송환하는 조치 등을 검토하는 것이 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 안전이 질병대처, 보건안전 하나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인 문제를 생각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앞서 현대차 공장가동 중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한중 관계가 어려움을 겪으면 우리 경제에 큰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앵커]
 
직접적인 예가 바로 미국의 ‘사드 배치’ 때였죠?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사드배치가 있습니다. 이후 한중관계는 크게 흔들렸고, 중국정부의 보복으로 중국 내 ‘한류’는 금지됐고, 중국 관광객도 급감해 내수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현 정부 들어 시진핑 상반기 국빈방한 등 회복세에 들어섰는데, 이를 대중강경책으로 무산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어제 싱 대사의 발언 중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싱 대사는 한국과 중국은 운명공동체며 ‘역지사지’ 해야 한다며 2003년 중국 사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방중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당시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방한을 언급했습니다. 
 
사스는 중국이 어려웠던 시기고, 메르스는 우리가 어려웠던 시기인데, 양국 최고위층이 상대국을 방문해 체면을 살려주고 양국 관계를 돈독하게 한 계기가 된 바 있습니다. 
 
[앵커]
 
확실히 그런 면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는 문제군요.
 
[기자]
 
네. 또 싱 대사는 한국 정부와 민간의 마스크 지원 등을 두고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주듯 전염병과의 투쟁에 큰 힘을 실어줬다"며 “중국은 이 따뜻한 정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깊은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결국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중 관계가 보다 더 좋아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양국 감정이 냉각될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야 정치권과 국민들의 보다 냉정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로 보입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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