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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 재건 접고 '신당 창당' 수순
구체적 로드맵 '묵묵부답'…바른당, 각자도생 기로
2020-01-29 15:21:18 2020-01-29 15:21:18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바른미래당의 창업주인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손학규 대표와의 지도체제 갈등 끝에 탈당을 선언했다. 4·15 총선을 77일 앞둔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은 독자적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난의 길이 예고돼 있다는 평이 나온다. 또 남겨진 바른미래당 역시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면서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안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창업주는 모두 당을 떠나게 됐다. 
 
당초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과 전당원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의 제안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거절 의사를 확고히 했다.
 
이에 안 전 의원은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 십 년 한국사회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전 의원은 신당 창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당사를 방문해 당직자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냈다.
 
안 전 의원이 안철수계 의원들과 함께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안철수계 의원들 가운데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비례대표 의원들로 당의 제명이 없이 자발적으로 탈당한다면 모두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 경우 원내 의석 한 석의 신당으로 총선에게 3번의 지위는 잃은 채 뒷 번호로 밀리게 된다.
 
이와 관련해 당내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만나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 요청이 있었지만 손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당권파 의원들 역시 안 전 의원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선거는 기호 4번 이내에서 치뤄야 가능성이 있다"며 "신당이 계속해서 생기고 있는 가운데 안 전 의원의 파급력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역시 한동안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권파는 손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보낼 예정이다. 또 당내 호남계 의원들은 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과 함께 제3지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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