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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월째 미분양…관리지역 역효과
"신도시, 공공택지는 지정 제외"…정부도 정책 선회 검토
2020-01-15 16:44:01 2020-01-15 16:53:04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 제도가 역효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 HUG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해온 곳 중 약 36%가 이달까지 1년 이상 관리를 받으며 호전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주체들은 미분양 딱지가 붙으면 인기 없는 지역으로 각인되기 때문에 오히려 수요 유입이 줄어든다며 부작용을 지적했다.
 
정부도 제도 역효과를 인식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15일 “관리지역 지정시 미분양 지역이란 낙인효과가 발생해 신도시 조성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신도시와 공공택지는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급량이 많고 인프라가 부실한 신도시는 분양 실패로 관리지역에 지정될 확률이 높다.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은 낮은 시장성을 입증해 오히려 수요를 막는 역효과가 있다. 즉, 신도시 조성 정책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에 정부도 뒤늦게 신도시와 공공택지는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는 제도 전반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HUG의 미분양 관리지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달까지 1년 넘게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남아있는 곳은 26곳으로 파악됐다.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 등 HUG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해온 곳을 모두 합하면 73곳이다. HUG 관리를 받고 있는데도 36%에 해당하는 지역은 미분양 물량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
 
2년 된 곳도 다수다. △경남 사천시 △경남 김해시 △충북 충주시 △강원 동해시 △충남 서산시 △경남 통영시 △충남 당진시 등 7곳이다. 3년을 넘은 지역도 △경기 안성시 △경남 창원시 △경북 포항시 △경북 경주시 △경북 김천시 △경북 구미시 △경남 거제시 △충남 천안시 등 8곳이나 된다.
 
특히 경기 안성시와 경남 창원시, 경북 포항시 등 3곳은 제도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16년 10월 이후 한번도 해제되지 않고 40개월째 연속으로 미분양 관리를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부터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최소 6개월 동안 관리지역을 유지하게 됐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관리 기간 동안 물량 해소가 더뎌 재차 지정되고 있는 것이다.
 
관리지역이 되면 HUG의 분양보증을 받을 때 사업자는 예비(사전)심사를 거쳐 ‘양호’나 ‘보통’ 판정이 나와야 분양보증 본심사를 신청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HUG는 예비심사에서 입지성, 지역 수요, 사업수행능력 등을 평가한다. 이처럼 분양보증 절차를 추가하는 등 허가를 까다롭게 해 과잉공급을 해소한다는 취지이지만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제도 부작용만 부각되는 형편이다.
   
 
한 견본주택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동탄2신도시 조성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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