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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피 튀기는 극장가 4대 천왕 배급 전쟁 라인업 ‘분석’
2020-01-02 16:31:01 2020-01-02 16:35:08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2020년 한국영화계는 지난 해 보다 더욱 더 큰 사이즈와 더 넓어진 장르 확장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국내 4대 메이저 투자 배급사, 그리고 지난 해 시장에 진출한 신생 투자 배급사의 올해 스크린을 장악할 메인 텐트폴(주요 시기 가장 흥행성이 높은 영화) 작품을 전망하고 분석한다.
 
영화 '서복' 스틸. 사진/CJ ENM
CJ ENM…한국형 SF장르 신기원 ‘서복’ 주목
 
지난 해 CJ ENM은 국내 4대 메이저 투자 배급사 그리고 신생 투자 배급사, 국내 진출한 외국계 투자 배급사를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연초에 신드롬을 일으킨 ‘극한직업’(1626만) 그리고 한국영화 최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역시 한국영화 최초 글든 글로브와 오스카 트로피에 도전하는 ‘기생충’(1008만), 여기에 암울했던 여름 흥행 시장에서 유일하게 대박을 터트린 ‘엑시트’(942만)까지. 단 세 편으로만 지난 해 무려 3600만이 넘는 관객을 쓸어 담았다.
 
올해 CJ ENM 라인업 가운데 최고 화제작은 2012년 ‘건축학개론’을 선보인 이용주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서복’이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산 서복을 지키려는 전직 정보국 요원과 복제인간 서복 그리고 영생의 비밀을 두고 벌어지는 또 다른 사건 등이 그려진다. 무려 16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공유가 전직 정보국 요원으로 등장하고, 박보검이 주인공 ‘서복’으로 출연한다. SF장르로 그려지며 국내 상업 영화에선 한 번도 그려진 바 없는 독특한 비주얼로 그려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배우 박정민이 지난 해 자신의 출연작 인터뷰를 통해 극찬과 기대감을 아끼지 않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도 주목되는 영화다. 2015년 영화 ‘오피스’를 연출한 홍원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마지막 청부 살인 미션 때문에 추격을 받게 되는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세 사람의 조합이 흥미롭다.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흥행 신화를 이룩한 윤제균 감독은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뮤지컬 영화 ‘영웅’을 선보인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의거를 그린 내용으로, 뮤지컬에서도 ‘안중근 의사’를 연기한 배우 정성화가 스크린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국내에선 생소한 뮤지컬 영화이지만 윤제균 감독의 1000만 흥행 감각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다.
 
이외에 올해 첫 번째 CJ ENM 투자 배급 영화인 ‘클로젯’ 그리고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 출연의 ‘담보’, 김곡-김선 감독의 ‘보이스’, 박정배 감독의 ‘컬렉터’, 권혁재 감독의 휴먼 코미디 ‘카운트’가 올해 선보일 CJ ENM의 한국영화 라인업이다.
 
영화 '탈출: 모가디슈'를 연출하는 류승완 감독. 사진/뉴시스
롯데 엔터테인먼트…최강 실화 전면 배치
 
CJ ENM에 밀려 만년 2인자 이미지를 떨쳐 내지 못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류승완이란 걸출한 흥행 감독과 함께 밀도 높은 실화를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으로 여름 시장을 노린다. 2017년 ‘군함도’ 이후 숨고르기를 하던 류 감독이 선택한 영화는 ‘탈출: 모가디슈’다.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 상황에서 고립된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생사를 걸고 탈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낸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 화려한 라인업이 압권이다. 여기에 류 감독의 아내가 대표인 외유내강과 세계적인 VFX기술력을 보유한 김용화 감독이 이끄는 덱스터스튜디오가 공동 제작을 한다. 현재 촬영이 진행 중이며, 후반 작업 이후 올 여름 또는 겨울 시장 개봉을 두고 논의가 될 전망이다. 류 감독 특유의 액션과 사실감 넘치는 긴박한 현장감이 고스란히 담길 예정이다.
 
2017년 겨울 개봉해 445만을 동원한 ‘강철비’ 후속작이자 세계관을 공유한 ‘정상회담’도 롯데엔터의 야심작이다. ‘강철비’에서 북한 요원으로 등장한 정우성과 남한 청와대 요원으로 등장한 곽도원이 이번에는 남과 북을 바꿔서 출연한다. 남북과 미국의 정상회담 중 북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고 남북한 최고 지도자와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 감금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다. 전작에 이어 양우석 감독이 기획과 시나리오 그리고 연출을 모두 담당한다.
 
충무로 베테랑 강제규 감독의 신작 ‘1947, 보스턴’ 역시 실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열린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얘기가 그려진다. 하정우 배성우 임시완이 출연한다. 강 감독 특유의 감동과 드라마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 CJ ENM의 뮤지컬 영화 ‘영웅’에 맞설 롯데 엔터의 또 다른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도 주목된다. 롯데 엔터의 올해 첫 투자 배급 영화인 ‘히트맨’은 주인공 권상우가 ‘자신의 출연작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가장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로 자신하는 작품이다. 전직 국가 정보요원 출신의 웹툰 작가란 독특한 설정이 돋보이는 생활형 액션 코미디 장르다.
 
또한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얼론’, 배우 차인표가 주인공이고 자신의 이름 자체가 제목인 영화 ‘차인표’도 주목된다. ‘극한직업’을 히트시킨 어바웃필름이 제작을 맡았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스틸. 사진/쇼박스
쇼박스…강렬한 수컷 스토리
 
한동안 여름과 겨울 흥행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쇼박스가 올해는 남성미가 가득한 영화들로 2020년 극장가를 사로 잡을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첫 쇼박스 투자 배급 영화이자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남산의 부장들’이다. 
 
1979년 10.26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40일간의 얘기를 담았다.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 선 굵은 연기를 펼치는 ‘충무로 연기 달인’들이 총출동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며 원작 속 재미와 감성을 어느 정도까지 살리고 담아냈는지가 관건이다. 쇼박스와 함께 ‘내부자들’ 신드롬을 일으킨 우민호 감독이 절치부심 끝에 내놓는 신작이다.
 
‘남산의 부장들’ 속 타이틀롤을 맡은 이병헌은 쇼박스와 또 다른 작품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항공 재난에 비상선언을 외친 비행기 속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을 담아냈다. 이병헌 외에도 송강호를 투톱으로 내세운다. 2016년 ‘더 킹’ 이후 연출작을 내놓지 않던 한재림 감독의 4년 만의 복귀작이다.
 
제목만으로도 남성미를 느낄 수 있는 ‘야차’도 주목되는 쇼박스 텐트폴 영화다. 국정원의 중국 선영지부장으로 ‘야차’라 불리는 한 남자와 그곳으로 특별 감찰을 나선 검사의 얘기를 담은 첩보 액션물이다. 설경구가 ‘야차’ 그리고 지난 해 ‘양자물리학’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박해수가 ‘검사’역으로 투톱을 일궈낸다.
 
이외에 배우 최민식과 신예 김동휘가 함께 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주연의 재난 코미디 영화 ‘싱크홀’, 곽도원 김상호 김대명 주연의 ‘패키지’ 등이 올해 쇼박스의 이름으로 선보이게 될 영화들이다.
 
영화 '반도' 티저 포스터. 사진/NEW
NEW…어게인 좀비 신드롬 ‘반도’
 
한때 ‘귀신이 점지한 흥행력’이란 찬사를 들어왔던 NEW는 한 동안 흥행 시장에서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해 왔다. 창립 초기 전혀 주목 받지 못해왔던 영화들을 성수기 흥행 시장에 공격적으로 배급하고 결과적으로 흥행으로 이끌어 온 NEW의 전략이 지난 해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의 NEW는 그랬다.
 
하지만 올해 NEW는 다르다. 우선 확실한 카드가 존재한다. 2016년 투자 배급해 1156만 관객을 동원시킨 ‘부산행’의 후속작이자 세계관을 공유한 ‘반도’를 전면에 내세운다. ‘부산행’에 이어 다시 한 번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이 흐른 시간을 그린다. ‘부산행’과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배우 라인업은 전혀 다르다. 강동원 이정현 이레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롯데 엔터와 ‘탈출: 모가디슈’를 협업하는 제작사 외유내강은 NEW와도 올해 또 다른 화제작을 선보인다. 독특한 설정의 ‘인질’이다. 범죄 조직에 납치된 유명 배우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영화로, 실제감을 살리기 위해 배우 황정민이 극중 유명 배우 ‘황정민’ 본명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박신혜와 이창동 감독의 ‘버닝’으로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한 신예 전종서가 여성 투톱을 이룰 ‘콜’도 주목해야 할 영화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놓인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를 겪게 되는 사건을 그린다. ‘독전’을 만든 용필름이 제작을 맡았다.
 
NEW의 올해 첫 투자 배급작은 ‘정직한 후보’다. 거짓말을 잘하는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어느 날부터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을 그린다. 올 상반기 최대 복병으로 벌써부터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외에 배우 조은지의 연출 데뷔작 ‘입술은 안돼요’, ‘신세계’로 한국형 느와르 트렌드를 이끌어 낸 박훈정 감독이 그리는 또 다른 느와르 ‘낙원의 밤’,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에 존재감을 알린 배우 박소담의 스피드 범죄 액션 영화 ‘특송’이 NEW의 2020년을 책임질 라인업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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