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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냐 KCGI냐"…'딜레마' 빠진 조원태
2대 주주 KCGI, 조원태 압박 가능성↑
2020-01-02 05:57:16 2020-01-02 05:57:16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갈등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가족과의 연합이 불가피하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단일 최대 주주 KCGI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모펀드 KCGI는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17.29% 보유하고 있다. KCGI는 한진그룹과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일탈에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2018년 설립됐다.
 
드러난 '한진가 갈등'…가족 연합은 '무산'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후 경영권을 이어받은 조 회장은 가족들과 힘을 합치면 24.79%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경영권 방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 이명희 고문과 갈등을 겪으며 가족 지분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KCGI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대신 '갑질 논란'의 시작이었던 조 전 부사장을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사이가 틀어진 조 회장은 KCGI까지 무시하면 경영권 방어가 더 힘들어진다.
 
최근에는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의 경영권 제동을 의논하기 위해 어머니인 이 고문을 찾았다가 언쟁을 벌였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가족 갈등이 극에 달했음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이후 "이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했고 이 고문은 진심으로 수용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고문 간 대립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KCGI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KCGI 손, 누가 잡을까
 
가족과 멀어진 조 회장은 우호 세력으로 알려진 델타항공(10%)과 손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우호 세력 대호개발 지분율 6.28%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밖에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까지 조 회장 진영 지분을 모두 합치면 26.1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조 전 부사장은 이 고문과 힘을 합치면 11.8%의 지분율을 보유하게 되는데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몫까지 더하면 모두 18.26%의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KCGI가 조 전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면 35.55%의 지분율로 조 회장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책임경영' 내건 KCGI…조원태 압박하나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연합할 가능성도 점치지만 KCGI의 출발이 총수 일가의 책임경영이었던 만큼 갑질 논란의 중심이었던 조 전 부사장과 손 잡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과의 연합을 카드 삼아 조 회장에게 지배구조 개선을 더욱 압박할 가능성은 있다. 조 회장 지분율은 6.52%로 조 전 부사장(6.49%)과 불과 0.03%p 차이기 때문이다.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율을 늘리며 경영권에 제동을 걸어왔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고 조양호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석태수 대표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연임을 막지는 못했다.
 
지난해 6월 조 전무가 경영에 복귀했을 때도 "각종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의 복귀가 무산된 것도 조 회장이 KCGI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임원 인사에서도 KCGI가 연임을 반대했던 석 대표를 물러나게 했다.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의 호텔 측근들도 밀어내며 경영에서 배제했다는 재계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KCGI가 조 전 부사장보다는 조 회장 편에 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한진가에 지속적으로 반기를 들어온 KCGI의 손을 잡는 것도 조 회장에게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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