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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코웨이 품은 넷마블…'게임+렌털' 시너지 낼까?
이종산업 첫 진출, 안정적 수익원 확보…게임시장 성장 한계 보여준단 지적도
2019-12-28 15:14:47 2019-12-28 15:29:34
[뉴스토마토 안창현·정등용 기자] 넷마블이 국내 렌털시장 1위 사업자 웅진코웨이 인수를 확정했다. 넷마블은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접목해 구독경제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웅진그룹은 이번 코웨이 매각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차입금을 상환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으로부터 코웨이 주식 1851만1446주(25.08%)를 1조7400억원에 양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양사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SPA안을 의결했다. 본계약 체결은 오는 30일 진행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코웨이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며 "넷마블이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IT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웨이 인수가는 넷마블이 지난 10월 웅진에 제시했던 가격보다 낮아졌다. 넷마블은 인수우선협상자 선정 당시 1조8000억원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사 과정에서 코웨이 설치기사들의 직접고용을 둘러싼 노사갈등 문제가 불거졌고, 양사는 인수 가격과 노사 변수를 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다. 서장원 넷마블 부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노무 이슈는 경영 환경의 일부"라며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막판 협상 과정에서 당초보다 인수가를 낮추는 수준에서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 발표 후 넷마블 관계자는 "코웨이와 (제품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CS닥터 노조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넷마블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향후 넷마블의 게임사업과 코웨이를 통한 구독경제 모델이 낳을 시너지에 관심이 모인다. 넷마블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지만, 그동안은 게임사업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텐센트와 함께 카카오게임즈 14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했다. 올해에도 불발되긴 했지만 넥슨 인수에 나서는 등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코웨이는 넷마블의 사실상 첫 비게임 부문 사업이 될 전망이다. 이종산업 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양 사업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반면 코웨이 인수가 게임시장의 침체를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업계에서 중국 판호 발급 이슈나 주 52시간 근무 등 대내외적 악재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게임시장의 한계와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종산업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됐다. 코웨이는 정수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비데 등의 가전제품 렌털업체로 국내 렌털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은 519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넷마블의 매출 2조213억원과 영업익 2417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웅진에서도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량을 보여준 만큼, 게임사로서 업황을 타는 넷마블에게 안정적인 매출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웅진그룹은 이번 코웨이 매각을 통해 차입금 상환 압박 등의 재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로 발생한 인수자금 1조5000억원을 모두 상환하고 무부채 상태로 돌아가게 됐다. 웅진은 그동안 렌털 중심으로 이뤄졌던 그룹 사업구조를 교육 신사업과 IT 중심으로 재편한다. 주력사 웅진씽크빅의 AI사업과 웅진의 IT사업 등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웅진씽크빅의 경우, 최근 출시한 비대면 학습서비스 '스마트올'과 'AI수학' 같은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웅진 IT사업 부문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인 SAP와 클라우드 기반의 IT 사업을 지속해 스마트 팩토리 구축, 렌털 시스템 인프라 구축 등의 사업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창현·정등용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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