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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29 ICT타임머신)①일상이 된 스마트폰…2010년대 산업구조 혁신
3G 피처폰 지나 2009년 국내 첫 아이폰 출시
스마트폰 가입자수 2년새 80만→2000만명 급증
2019년 5G 상용화…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로 주목
2019-12-27 06:00:00 2019-12-27 0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물건이다. 스마트폰 알람을 통해 눈을 뜰 때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기까지 한 순간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게 됐다. 스마트폰과 밀착된 현대인을 일컬어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 명칭까지 등장했다. 경제와 산업 구조 역시 급변했다. 당장 미국의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와 중국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는 스마트폰이 열어놓은 모바일 시장을 개척한 IT공룡들이다. 2010년대 우리 시대 변화상을 두고 스마트폰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국내에 출시됐던 2009년만 해도 이동통신업계의 대세는 피처폰이었다. 2000년대 들어 3세대(3G) 이동통신을 통한 무선 인터넷 시대가 열렸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었다. 이동통신은 10년 주기로 발전을 거듭했다. 앞서 1980년대 1G 아날로그 이동통신이 시작됐고, 1990년대 2G, 2000년대 3G 기술이 활용됐다. 1G는 흔히 '벽돌폰'으로 불린 휴대용 전화기로,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해 음성통화만 가능했다. 디지털 전송 방식의 2G는 음성통화와 간단한 문자 메시지(SMS)를 이용할 수 있었다. 외형도 작고 가벼워졌고, 카메라나 MP3 같은 기능이 추가됐다.
 
3G 이동통신은 빨라진 데이터 전송속도를 바탕으로 음성통화와 문자,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사진과 음악은 물론, 일부 저용량의 동영상 재생까지 가능했다. 영상통화 서비스가 이뤄진 것도 3G 시대에 들어서였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바일 세상은 피처폰이 아닌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이후의 일이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구축됐고, 간단한 게임이나 배경화면, 벨소리 정도에 그치던 콘텐츠 시장도 급성장했다. 국내 대표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등장한 것도 이때였다.
 
 
아이폰은 KT를 통해 2009년 11월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2년이 넘어서야 들어왔고, 한국은 아이폰이 도입된 국가들 중에서도 85번째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를 전후로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가입자는 급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80만명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이듬해 722만명으로 늘었고, 2011년 1000만명을 돌파, 연말까지 가입자 2000만명을 넘어섰다. 본격적인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4G 이동통신(LTE)가 도입되면서 데이터 전송량은 더욱 빨라졌고, 모바일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고화질 동영상을 실시간 시청하는 일이 가능해졌고, 대용량의 모바일 게임도 인기를 끌었다.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쇼핑과 은행 업무, 택시 및 숙박 예약까지 일상의 거의 모든 일을 스마트폰 하나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올해 4월에는 국내 이통사들에 의해 5G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 5G는 4G보다 최대 20배까지 데이터 전송속도가 더 빨라져 20기가(G)bps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3G라면 십여분에 걸쳐 다운로드 받아야 했던 영화 한 편을 이제 1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UHD 해상도의 고화질 영상은 물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더구나 5G의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특성으로 인해 산업 분야에서 더욱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5G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1ms(1000분의1초)의 짧은 지연시간으로 실시간 원격 조작이 가능해져 자율주행차나 스마트시티의 핵심 기술과 결합될 수 있다. 또 100만개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초연결성을 통해 향후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 접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5G가 이전 세대들과 비교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다양한 산업 분야들에서 보다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이 가져온 지난 10년의 변화에 대해 "정보통신 분야에서 그동안의 혁신이 기존 PC의 틀 안에서 사업 모델을 가져왔다면, 스마트폰 등장 이후에는 그런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게 됐다"며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위치정보 서비스 등 최근 주목받는 모바일 신산업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의 상품과 서비스들은 이용자가 특정 장소나 제품에 다가가는 형태였다"며 "모바일 기반 서비스는 그와 달리 이용자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서비스들"이라고 덧붙였다. 5G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 LTE를 통해 급성장한 기업이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라며 "국내 산업계도 새로운 5G 통신 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들을 공격적으로 창출하는 혁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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