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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냐, 보수냐'…선거때마다 반복되는 '안철수의 딜레마'
총선 전 복귀 시나리오 무성…바른당 복귀·새보수당 합류 등 관심
2019-12-19 15:18:05 2019-12-19 15:18:0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의 총선 전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선거법 통과 여부에 따라 안 전 의원을 찾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의원의 거취를 놓고 바른미래당 복귀 또는 새로운보수당 합류 등의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전 의원의 총선 전 복귀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안 전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복귀를 한다면 총선 전에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에도 참여 안 할 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전 의원은 지난해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같은 해 9월 독일 유학길에 올랐고 지난 10월부터는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선 당초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통해 합류설에 선을 그으면서 가능성이 희박해 졌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최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안 전 의원이 돌아오면 당의 전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안 전 의원이 그대로 당에 남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당의 상황이 복잡하게 되면서 여러 의견이 분분하게 나뉘니 손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곤궁해졌다"며 "이런 상태에서 대표로서 어떻게 당을 살려야 하는가 여러 고민 끝에 안 전 의원이 당을 수습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손 대표가)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을 만나기 전에도 다른 분들에게 안 전 의원이 돌아오면 물러나겠다는 말을 두 세 차례 더 했다"며 "그 부분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안 전 의원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기존에 자신이 몸 담았던 바른미래당에 합류하느냐, 또는 변혁을 따라 내년 1월5일 창당하는 새로운보수당과 함께 하느냐다. 물론 안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경우 '도로 국민의당'이 될 수 있고 새보수당이 '보수'라는 이름을 명확하게 내건 이상 동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선뜻 어떤 한가지를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 전 의원에게 또다시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안 전 의원에게 '호남이냐, 보수냐' 선택의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때에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선거에 나섰고, 2018년 지방선거 때에는 옛 바른정당 의원들과 손을 잡고 보수진영으로 자리를 옮겨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2016년 총선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있었던 진영 선택의 문제가 안 전 의원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내년 총선에서 확실하게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바른미래당 내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호남계 의원들과 같이 하는 이상 안 전 의원은 야권 단일 후보로서 대선을 치를 수가 없다"며 "다음 대선 때는 무조건 기호 2번 이상을 달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중도보수 통합신당으로서 1대1 구도를 만드는 것이 나중에 대선을 치루는데도 유리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 제4차 비전회의에서 당명 공모 시상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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