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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의 무비게이션)‘나를 찾아줘’, 이토록 처연하고 고통스런 현실이라니
2019-11-30 00:00:00 2019-11-30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나를 찾아줘는 익히 알고 있었고, 또 알고 있지만 대면할 용기를 내지 못했던 우리의 현실이다. 폐쇄적인 지방 소도시 커뮤니티의 비윤리적 비상식적 비인간적 논리가 지배하는 공간에서 인격과 비인격이 충돌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직시한다. 문제 해결과 현실 타파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우리가 두려워했고 대면하기 불편해 했던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 현실에 감독은 이영애를 집어 넣었다.
 
이영애는 두 가지를 갖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만들어 낸 복수 이미지가 첫 번째다. ‘나를 찾아줘에서 그는친절한 금자씨마녀 이금자를 끌어 온다. 그 모습 그대로는 아니다. 감정을 끌고 온다. 감정이 그대로는 아니다. 복수 이미지 속에 이영애의 두 번째를 더했다. 엄마다. 그는 14년 만의 복귀작으로나를 찾아줘를 선택했다. 그 시간 동안 이영애는 결혼을 했고, 엄마가 됐다. 엄마 이영애는 다르다. 느끼는 고통의 감정이 다르다. ‘금자씨복수가 칼날이었다면 엄마 정연의 복수는 모성이다. ‘나를 찾아줘정연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참을 수 있다. 그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복수의 감성을 끄집어 낸다. 번뜩이는 칼날이 아니다. 처연하면서도 슬프고 슬프면서 아픈 복수다. 아들을 지키지 못했단 후회와 미안함 죄스러움이 묻어 있다. 단죄의 방식이 잔인하고 가학적이지만 통쾌하지도 않다. 이건 오롯이모성의 죄스러움이 묻어 난 원인이자 근본이다. 그래서나를 찾아줘의 이영애는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럽고 처연하고 또 구슬프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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