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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리포트)이재윤 집토스 대표 "스타벅스 같은 부동산 기업이 목표"
세입자에 중개수수료 무료, 공인중개사 직접 고용
"건강한 부동산 시장 생태계 만들기 위해 노력해"
2019-11-28 06:00:00 2019-11-28 21:07:36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집토스는 세입자에게 중개수수료, 이른바 복비를 받지 않는다. 집토스를 창업한 이재윤 대표가 친구들에게 무료로 자취방 매물을 구해주기 시작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대학 재학 중이던 2015년, 마음 맞는 친구들과 부동산 중개 아이템을 가지고 집토스를 창업했다.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 자산에 기술을 접목한 산업)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전이었고, 회사 홈페이지도 없이 블로그만 열고 시작한 것이 집토스의 출발점이었다. 현재는 서울에서 13개 직영점을 가지고 여러 벤처캐피털(VC)로부터 53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유치할 만큼 사업이 확장됐다.
 
집토스는 부동산 중개업의 본질에 집중했다. 집토스가 꼽는 중개 서비스의 본질은 거래비용과 신뢰, 그리고 매물. 부동산 중개에 따른 거래비용에서 집토스는 집주인에게만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원룸이나 소형주택을 찾는 1~2인 가구의 경우 중개수수료가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집토스는 세입자들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또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허위 매물 없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고자 했다. 각 직영점에는 대표 공인중계사가 지점장으로 있고 중개 매니저들을 배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종합적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 거래를 성사시킬 매물도 중요한 요소다. 집토스는 좋은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건물주와 임대인들과 접촉해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면서 매물 수집에 힘쓰고 있다. 현재 서울 전월세 2만여곳을 확보한 상태다.
 
집토스 오프라인 직영점 중 관악점 내부 모습. 사진/집토스
 
집토스는 국내 부동산 중개사업자들이 대부분 개인사업자들인 상황에서 기업형 부동산 중개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는 고객들에게 신뢰할 만한 부동산 매물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부동산 업종에 몸담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현재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더라도 현장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제대로 교육해주는 곳이 없다. 개인사업자들로 이뤄진 시장이다 보니 자기 사업을 하는 게 최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집토스는 회사가 공인중계사들에게 직접 고용,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들을 위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전부터 매물 정보를 영어와 중국어로 제공하면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지난 9월 본격적으로 팀을 꾸렸다. 그동안 외국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집을 구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다. 향후 집토스를 통해 종합적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온·오프라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통해 청년들에게 주택 물량을 원활하게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LH와 함께 오는 12월 중으로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전세임대 뱅크’ 사이트를 오픈한다.
 
집토스는 아직 영세한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세입자와 공인중개사가 동시에 행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중개수수료 문제를 건드리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부동산 중개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세입자와 업계 종사자가 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재윤 집토스 대표. 사진/안창현 기자
 
부동산 회사를 창업한 계기는.
 
군 복무를 하면서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생각에서 공인중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다 복학해서 벤처경영 수업을 들으며 창업 아이템을 찾던 중 부동산 중개업을 떠올렸다. 당시 팀 멤버 4명 중 3명이 대학을 다니면서 어렵게 자취방을 구하러 다닌 경험이 있었다. 그렇게 자취방을 구하는 친구들에게 무료로 중개 일을 시작하면서 사업 구상을 발전시켜나가게 됐다. 그러다 중개수수료가 없다는 아이템이 주목받고, 언론 취재로 집토스 소개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도 걸리는 등 입소문을 탔다. 번듯한 홈페이지도 없이 시작한 사업이 확장되면서 지금의 집토스가 됐다.
 
중계수수료 무료에 대해 기존 업계의 반발도 있던데.
 
사실 처음에는 세입자에게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이 그렇게 민감한 부분인지 몰랐던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의 본질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 자취방을 구하는 세입자에게 중개수수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부담을 덜어주고 가격 차별화를 가져간다는 생각에서 세입자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가져갔다. 최근 모빌리티 업계에서 타다 논란은 택시 운전자들이 가진 라이선스의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논쟁이 벌어진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공인중계사 라이선스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한다. 오히려 공인중계사들을 회사가 직접 고용하고, 소속 중계사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H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히 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계획은.
 
LH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다. LH는 주거복지 차원에서 행복주택과 같은 매입임대주택을 청년 세대에게 제공하기도 하지만, 청년전세임대 사업으로 선정된 청년들이 직접 매물을 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전세 물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토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전세 물량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9월 협약을 맺었고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전세임대뱅크’ 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으로,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앞으로 집토스는 스타벅스와 같이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부동산 기업으로 발전시켜가고 싶다. 세입자에게 편리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동산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 직영점을 늘리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공인중계사들도 직원으로 꾸준히 채용할 계획이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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