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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마저 올라…서울 전셋값 비상
'공급폭탄' 강동구, 5천가구 입주에도 전셋값 반등
2019-11-27 16:27:42 2019-11-27 16:27:4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입주폭탄을 맞은 강동구마저 전세가격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0월 50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 아파트 입주 이후 전세가격이 조정을 받으며 전세가격지수가 소폭 내려갔지만 다시 상승전환하며 제자리를 회복했다. 올해 강동구 입주물량이 1만가구를 넘는데 따른 역전세난은 기우였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에 따른 로또청약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전셋값 평균치를 누르던 강동구가 반등하면서 전체 시세 상승도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3주차(지난 18일 기준) 강동구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직전주보다 0.1 올라 91.3을 기록했다. 4932가구 규모의 ‘고덕그라시움’이 지난 10월 입주한 이후 2주차(10월14일 기준)에 직전주 대비 0.1 떨어져 이달 2주차(지난 11일 기준)까지 같은 수치를 유지하다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실제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의 전세 매물은 적체되지 않고 소진되는 편이다. 강동구 일대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세 매물도 증가했지만 수요도 계속 유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도 “매물이 계속 팔리면서 전세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라며 “전세가격이 하락 없이 버티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일부 단지의 전세 실거래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고덕그라시움 인근에 위치한 고덕아이파크의 85㎡ 주택형(9층)은 이달 5억4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9월 면적과 층이 같은 주택형이 4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 넘게 뛴 것이다. 1985년 준공된 고덕주공9단지도 전용 83㎡ 전세가격이 지난달 3억5000만원에서 이달 초 4억원으로 상승했다. 래미안강동팰리스 역시 이달 전세 거래된 전용 59㎡와 84㎡이 지난달보다 각각 2000만원, 1000만원 올랐다.
 
앞선 6월 1900가구 규모의 래미안명일솔베뉴에 이어 10월에도 5000가구에 육박하는 물량폭탄이 떨어졌는데도 전세가격이 오르는 건 이례적이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라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로또청약 기대심리와 더불어 청약 대기자가 전세수요로 흡수됐으며, 매매가격이 올라 전세 세입자가 매매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상황도 작용하는 듯 보인다. 
 
이는 서울시 전셋값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서울시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6월 97.8에서 지난달 98.5까지 지속적으로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 이슈가 공론화된 지난 7월 이후 서울시 내 25개 모든 자치구가 꾸준히 상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구로구나 중랑구 등 일부 지역에선 한때 소폭 내리기도 했지만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달에도 강동구에는 3600가구에 달하는 추가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지만 전세가격이 소폭 조정에 그치는 등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세시장을 띄우는 정책적 요인이 입주충격을 완화해줄 것이란 관측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향후 입주에 따라 강동구 전세가격이 소폭 조정 받을 수 있지만 역전세난이 발생할 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강동 고덕그라시움 아파트. 사진/뉴시스
 
서울시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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