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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문제 유출' 전 교무부장, 2심서 징역 3년으로 감형
법원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 떨어져 피해 막심"
2019-11-22 16:52:35 2019-11-22 16:52:35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자신의 쌍둥이 딸에게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는(재판장 이관용)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3년6개월을 선고했던 1심보다 6개월 줄었다.
 
현씨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자신의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지 및 답안지를 시험 전에 미리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에게 2심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이날 쌍둥이 자녀들이 사전에 답안을 제공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과 그 제공자가 피고인 현씨라는 점이 모두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교육열이 높은 다른 학교와 비교해한 결과를 보면 한 명의 학생이 단기간에 중상위권에서 전체 1등의 성적을 받은 실례를 찾을 수가 없다. 하물며 쌍둥이가 동시에 같은 기간에 성적이 급상승해서 2등과 큰 점수 차이로 전체 1등을 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 전날 또는 당일 아침으로 추정되는 자녀의 메모장을 보면 숫자가 적혀있는데 이는 해당 날짜의 시험 정답이었다"면서 "변호인들은 반장의 모범답안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으나 서술형 부분의 답이 다르게 적힌 걸로 보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현씨가 시험지를 보관하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점, 명백한 사유가 없었음에도 주말 등에 추가 근무를 하러 학교에 나왔다는 점, 추가 근무를 한 날에 한 일이 학교 컴퓨터나 개인 컴퓨터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을 자녀에게 답안지를 제공한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한 번도 아니고 다섯 번이나 답안지가 어디서 나온다는 점은 피고인 이외에는 생각해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숙명여고 수사결과 발표, 유은혜 교육부 장관 내신비리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누구보다 학생의 신뢰에 기여해야할 교사임에도 다른 제자의 노력을 헛되게 한 행위는 죄질이 심히 불량하다고 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전체 학력 평가에 대한 국민 전반적인 신뢰가 떨어진 피해도 막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들이 스트레스 받는 것이 학교 교육이고 대학입시"라면서 "피고인들도 잘 아는 그런 점을 오랫동안 교사로서 정면으로 위반한 점으로 보아 실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이 실형으로 구금돼 피고인의 처가 세 자녀와 고령의 노모를 부양해야하고, 두 딸도 공소가 제기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며 "그 부분에서 다형이 다소 무거운 부분은 있다고 봤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숙명여고 교장, 교사의 성적조작 죄를 인정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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