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중 '생존'…교부금·전학 문제 남아
폐교 반대 1만3천명으로 87.8% 차지…"벌어진 사이가 더 문제"
입력 : 2019-10-22 15:31:53 수정 : 2019-10-22 15:31:53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폐교 반대가 거셌던 혁신학교 송정중학교가 결국 살아남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정책이 180도 바뀌면서 서울시교육청이나 학교 구성원이 감당할 뒤처리도 뚜렷해졌다.
 
시교육청은 오는 2020년 3월 개교예정인 마곡2중학교(가칭) 신설과 연계해 추진하던 송정중 통폐합 계획을 취소하고, 송정중을 혁신미래자치학교로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존치 결정에는 압도적인 폐지 반대 의견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 8월26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송정중학교 통폐합' 행정예고를 진행한 결과, 의견 제출자 1만4885명 중 반대 의견이 1만3075명으로 87.8%나 차지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된 정책 모순 지적도 이번 결정의 근거가 됐다. 시교육청이 송정중을 자율성이 강한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하는 동시에 없애려고 한다는 모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규모 학교를 남기는 '작은 학교 살리기' 기조와 배치된다는 점 역시 모순이었다. 
 
학교를 지켜온 사람들은 이번 조치에 환영 일색이었다. 그동안 폐교 반대 운동에 앞장서온 '송정중 지키기 모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유지 결정을 환영한다"며 "통폐합을 앞둔 전국의 많은 학교들에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진단했다. 공대위 활동을 해온 학부모 노수진씨도 "가능성 있는 싸움이 아니었는데도, 남게 돼 눈물나게 좋다"며 "명문학교로 만들어갈 책임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존치 이후 떠오르는 현안으로는 교부금과 전학 문제가 있다. 교육부는 마곡2중 신설비로 203억7500만원을 교부 결정한 바 있으며, 이 중 170억3400만원은 이미 소진됐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와 사후 처리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며, 지역 정치권과는 이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만선 서울시의원은 "시교육청은 예산이 10조원이 넘어 교육부에 어느 정도 교부금을 다시 줘도 문제없다는 게 저와 의원들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혁신학교에 반대하거나, 마곡지구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마곡2중으로 대규모로 전학가게 됐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송정중 1학년이 146명, 2학년 145명이다. 내년에 고3이 되는 학생은 절반 정도가, 예비 고2는 100명 가량이 마곡 지구에 사는 것으로 추산돼 60% 가량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공산이 있다.
 
빠지는 숫자보다 더 큰 것은 마음의 간극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사 A씨는 "마곡 단지 거주 학부모와, 공항동 원도심 학부모 사이에 의견 차이 넘어서 감정적 골이 굉장히 커져있다"며 "마음 상처, 친구 사이 갈등, 이런 걸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이번 결정에는 재정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며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를 교육청과 송정중 구성원, 교육 공동체가 함께 슬기롭게 해결해나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인천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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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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