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민원에 공장 압박한 안양시, 손해 배상해야"
법원 "70차례 단속하며 이전 압박"…공장측에 2천만원 배상 판결
입력 : 2019-10-22 15:41:06 수정 : 2019-10-22 17:39:5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오염물질이 기준치를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인근 아파트 주민이 항의한다는 이유로 특정 공장을 과도하게 단속한 안양시가 공장에 손해를 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7부(재판장 임정엽)는 경기도 안양에서 재생 아스콘 등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A사가 안양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안양시가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은 공장에 대해 단속을 되풀이한 안양시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안양시청 건물. 사진/안양시
 
A사는 1984년부터 안양시 만안구에서 공장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안양시는 공장으로부터 불과 80m 떨어진 곳에 아파트 건축을 승인하고 아파트는 2001년 5월 준공됐다. 공장으로 인한 인근 환경오염을 우려한 입주민들은 2017년 5월부터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안양시는 2018년 3월 41명의 공무원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같은 해 4월까지 무려 19차례나 단속·조사를 실시했다. 개별 단속항목을 따지면 70차례가 넘는 단속이 이뤄졌다.
 
법원이 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은 공장에 대해 단속을 되풀이한 안양시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안양시청 건물. 사진/안양시
 
A사는 "안양시의 조사와 단속행위는 공장의 가동을 중지하거나 이전시키기 위한 목적 하에 실시된 것으로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되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1항을 위반한다"면서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이 소모되고 손해를 입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안양시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의해 주민들의 환경권이 침해되고 있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다는 이유로 다수의 공무원들을 동원해 단속 행위를 반복하거나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 없는 단속행위도 실시했다"면서 "적발사항 발견되지 않아도 단속을 되풀이함으로써 A사의 권리를 과다하게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사의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각각 1000만원으로 계산해 모두 2000만원을 배상케 했다. 다만 안양시 부시장과 환경보건과장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중과실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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