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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ABC)CBDC, 리브라 대항마될까
2019-10-21 14:39:02 2019-10-21 14:39:02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크립토업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CBDC입니다. CBDC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의미합니다. 이분법으로 구분하면 CBDC는 반(反) 암호화폐 즉, 기존 전통 금융권 편(?)에 서 있는 녀석입니다. 
 
CBDC가 크립토업계에 자주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CBDC가 암호화폐의 대항마로 평가받기 때문인데요. CBDC는 암호화폐와 반대되는 성격을 지니면서도 그와 비슷한 속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발행주체가 중앙은행이므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를 특징으로 하는 암호화폐와 대척점에 있지요. 한편 디지털 화폐라는 면에서 암호화폐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각국 중앙은행이 CBDC 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을 만큼 크립토업계에서 CBDC는 화두입니다.
 
크립토업계의 이슈 가운데 하나가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인데요. 리브라는 2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페이스북을 앞세워 암호화폐 결제·송금의 대중화를 노리는데, 기존의 제도권에서는 리브라를 전통 금융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보는 것이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리브라의 보급은 돈세탁, 테러자금조달 등을 근절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죠. 리브라에 대항해 CBDC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통 금융의 시각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페이스북 리브라와 같은 새로운 '세계 통화(world currency)'의 출현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리브라에 대항하기 위해 'e-유로'라는 이름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인물입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리브라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국가 간 결제 수단, CBDC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가별 CBDC는 중점 연구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영국은행의 경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중요 연구과제로 선정했고, 중국의 인민은행은 테스트용 디지털화폐를 제작해 궁유은행과 송금·결제 테스트를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 또한 은행 간 결제용 디지털화폐 'CAD코인'을 개발 추진한다고 합니다.
 
암호화폐와 CBDC의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화폐의 보급과 대중화는 결제의 편의성 제고 등 사용자에게는 더 큰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CBDC가 보편화 돼도 탈중앙화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CBDC가 암호화폐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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