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5일 파기환송심…'작량감경'이 관건
뇌물공여액 늘어 정상참작 없인 실형 불가피…경제상황 고려될 수도
입력 : 2019-10-20 09:00:00 수정 : 2019-10-20 09: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이 오는 25일 시작된다. 대법원이 지난 8월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이 부회장의 운명은 재판부의 '작량감경'이 얼마나 작용할지에 달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은 25일 오전 10시10분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다. 대법원이 어느 정도 판결 가이드라인을 낸 상황이기 때문에 그 기속력에 따라 2심이 판가름 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깨면서 2심에서 뇌물이 아니라고 본 정유라 말 구입액 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을 뇌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때문에 이 부회장의 총 뇌물 액수는 원심의 36억원에서 86억원까지 늘어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하게 돼 있는 만큼 실형의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선고형이 징역 3년을 넘어서는 경우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법원이 2심이 뇌물공여액을 적게 본 것이 잘못됐다고 확정했기 때문에 두 번째 2심에서는 중형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없는 건 아니다. 재판부의 작량감경이 있기 때문이다. 작량감경은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법관이 재량으로 형량의 절반까지 감형할 수 있는 과정이다. 작량감경이 이뤄지면 이 부회장의 경우 법정형 하한선인 징역 5년의 절반, 2년6월까지 감형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 가이드가 있다고 해도 최종 판단은 고등법원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주요 작량감경 사유를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와 국내 경제 위축으로 본다. 국내 경제성장률이 2% 안팎으로 주저앉았고 실업률도 크게 치솟은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 지속과 일본 경제보복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재계 1위 삼성과 총수인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성장을 위해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에 13조원의 신규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대법원이 재산국외도피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도 이 부회장측에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승마지원 관련 허위 지급신청서(37억원)와 허위 예금거래신고서(43억원)를 통해 총 약 80억원을 국외로 도피시켰다고 주장했으나 2심은 전부 무죄로 판단했고 대법원 역시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산국외도피죄는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중죄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대법원 판결 당시 "형이 가장 무거운 재산국외도피죄 부분에서 무죄가 확정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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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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