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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내내 미끄러진 건설주, 반등 전망 '솔솔'
주택 분양 확대·해외 수주 기대감…"2000년 이후 가장 심한 저평가"
2019-10-20 18:00:00 2019-10-20 18: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건설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규제 우려가 겹치면서 발목이 잡혔지만 정부의 건설투자 확대 의지 표명과 수주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가가 이미 많이 내려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는 점도 반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건설업 지수는 올해 들어 1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1%가량 오른 코스피와 비교해 상당히 부진한 수치다.
 
 
실적 부진 우려와 정책 리스크가 함께 작용한 탓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건설업지수는 극히 부진했다"며 "지난해 9·13대책 이후 분양 지연에 따른 주택실적 감소와 수년간 해외수주 부진으로 인한 매출 역성장에 대한 걱정, 지난 7월 시행 예고한 분양가 상한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주는 가장 최근 거래일인 지난 18일 1% 넘게 오르면서 반등 조짐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 전날 경제장관회의에서 건설투자 확대를 언급하고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영향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청와대 관계자가 기존 계획을 앞당기란 뜻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투자를 한다는 게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건설투자에 대한 태도 변화로 해석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주의 주가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주택 분양 밀어내기로 모멘텀을 확보했고 3기 신도시 공급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국내 건설투자 중심의 펀더멘털 회복에 예상된다"며 "이번 실적 시즌부터 내년 1분기까지 건설주가 양호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할 만한 시기"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LNG플랜트 1호기~6호기 시설 전경. 사진/대우건설
 
해외 수주 기대감도 주가를 끌어올릴 재료로 꼽힌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건설주는 2014년 이후 연말-연초 해외수주 기대감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이런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연말-연초를 경계에 두고 결과를 대기 중인 프로젝트가 상당수 있어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공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공정으로 수주 전략이 바뀌고 입찰·설계·현장관리 능력 등이 체계적으로 향상됐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라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건설사는 턴키 방식의 공사를 주로 수주했고 그중에서도 시공에 집중된 경향이 많아 위험 부담이 컸지만 대규모 손실 이후 과도한 경쟁을 통한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상세 설계와 구매조달, 나아가 기본설계(FEED) 수주까지 힘쓰기 시작했다"며 "FEED 계약자로 참여하면서 EPC 계약자 지위까지 단독으로 확보하는 전략인데 최근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연중 내림세를 타면서 주가 수준이 낮아졌다는 것도 건설주 반등 전망의 근거 중 하나다. 백 연구원은 "현재 건설업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는 5.5배 정도로 10배가 넘는 코스피보다 저평가돼 있다"며 "이는 현대건설이 부도 위기에 처했던 2000년대 초반보다 심하고 2000년 이후 최대 할인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체별 주가는 차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꼽는 곳은 대우건설이다.
 
라 연구원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수주 모멘텀에서 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대우건설은 LNG 액화플랜트 수주로 해외 부문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내년부터 뚜렷한 주택매출 회복 추이가 확인될 것이라며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존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내년까지의 실적 가시성이 높고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이 다양해 4분기 수주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거론된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해외 공사 지연 관련 비용 반영이 마무리와 하반기 그룹공사 수주 확대가 투자 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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