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듬)저작권 보호원 '불법복제' 석달간 방치
입력 : 2019-10-17 16:23:45 수정 : 2019-10-17 16:23:4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앵커]
 
불법저작물 단속과 저작권 보호를 위해 설립된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임무를 방기한 사실이 문화체육관광부 종합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무려 석달 동안이나 불법저작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고, 저작권을 침해 당한 권리자에게 제대로 통보도 안 했습니다. 오늘 뉴스분석에서는 이 사실을 단독으로 취재한 정치부 박진아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요즘 각 부처 및 산하기관별로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대한 감사자료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우선 한국저작권보호원, 어떤 곳인가요?
 
그래픽/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기자]
 
한국저작권보호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데요. 저작권 보호 시책 수립 지원 및 저작권 보호, 침해 예방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에 설립됐습니다. 2017년 1월에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고, 설립 이후 종합감사를 한번도 수감한 적이 없었는데요. 문체부는 신설 이후 처음으로 올해 5월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했습니다. 
 
[앵커]
 
문체부가 실시한 종합감사에서 저작권보호원의 심각한 문제점들이 발견됐어요. 하나하나 짚어주시죠.
 
[기자]
 
저희가 단독 입수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대한 감사자료'에서는 저작권보호원의 운영, 관리, 감독 등 부문에서 심각한 문제점들이 발견됐습니다. 요약해서 말하면 결국 관리·감독의 허술함이 드러났습니다. 우선 항상 불법저작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야 할 보호원이 지난 2월에는 15일간, 3월에는 21일간이나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습니다. 보호원 측은 운영서버의 노후화로 검색프로그램 이전 설치 때문이라고 해명하는데요. 이정도면 사실상 모니터링 시스템이 멈춘 셈입니다.
 
[기자]
 
또 종합상황실과 자동 모니터링 연계가 되지 않아서 3월2일부터 6월4일까지 약 석 달 동안 영화에 대한 불법복제물 모니터링 결과가 종합상황실로 전달되지 않았는데요. 이는 해당 기간 동안 영화에 대한 불법저작물 유통 모니터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지난해 영화 불법저작물 모니터링 건수와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화면에 나오는 그래픽 보시면 2018년 영화 불법저작물 적발 건수는 844건에 달하는 반면, 올해 상반기 적발 건수는 고작 28건에 그쳤습니다.
 
그래픽/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앵커]
 
그런데 말입니다. 궁금한게,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는 온라인상의 저작권 침해 억제를 위해서 각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화면에 나오다시피 저작권보호원에서는 총 3개의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우선 불법복제물 추적관리시스템과 온라인 불법복제물 유통분석 시스템, 그리고 저작권 침해대응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시스템에는 관련 예산도 적지 않게 들어가는데요. 이 3개의 정보시스템만 운영하는데 총 9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요. 시스템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이것 말고도 또다른 문제점들이 여럿 발견됐다지요?
 
[기자]
 
네. 불법저작물 모니터링에 손놓고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유사어 등록도 해놓지 않아 인터넷에 유사어로 올려놓는 불법저작물엔 속수무책 당했는데요. 긴급대응저작물의 불법복제물이 원제목과 다르게 등록되는 경우 검색 및 식별이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유사어를 등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보호원에서는 고작 5개 저작물에 대해서만 유사어를 등록했는데요. 예를 들어 '어벤저스' 영화의 경우 '어벤자스' 등으로 불법복제물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유사어를 등록해야 하는데, 그 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기자]
 
또 보호원이 저작권 위반 여부를 모니터링 하는 대상은 일반웹하드 44개, 모바일웹하드 36개 등 총 80개이지만, 이중 7개 웹하드에 대해서는 불법복제물 유통 모니터링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는 수집프로그램 개발이 안되거나 오류가 있어서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앵커]
 
눈에 띄는 것이 저작권 침해가 있었는데, 이를 해당 저작권자에게 늦게 통지했네요?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보호원은 보호요청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 상황도 해당 저작권자에게 즉시 통지하지 않았습니다. 감사자료를 보면 보호원의 종합상황실 담당자는 긴급대응물로 지정된 영화에 대해서 추적관리시스템, 유통분석시스템, 심의시스템으로부터 전달받은 불법복제물 유통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해 해당 게시물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데요. 이후 보호요청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자에게 즉시 침해 사실을 통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작물에 대한 침해 사실을 즉지 통지하지 못하고, 대부분 하루 이상 지체하는 등 실시간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보호원 측은 업무 담당자가 1명이어서 업무과다로 대응이 미흡했다고 해명했는데,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해마다 국정감사에서는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 관리·감독 허술 등은 단골 지적 소재 같은데,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없을까요?
 
[기자]
 
네. 올해도 국정감사에서는 각 산하기관들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는데요. 매 정권마다 공공기관 개혁 목소리가 높지만, 사실상 공공기관 자체가 근본적 문제에 대한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변화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 한국저작권보호원 사례도 결국 보호원이 뒷짐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예산이나 인력 등을 신속하게 보강해서 감시체계를 제대로 구축해야지만 변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 공공기관인 만큼,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 공익의 입장에서 행동하고 판단하는 자성과 성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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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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