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 일자리, 경험 필요한 중기에 '징검다리'…노인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
수출·FTA 자문관 등 1900여명 참여…관계 단절 등 복지·일자리 연계 필요성도
입력 : 2019-10-09 18:00:00 수정 : 2019-10-09 18:00:00
[뉴스토마토 강명연기자] 접는 물병을 만들어 수출하는 중소기업 '빛담'은 최근 이경미 충북 수출·FTA(자유무역협정) 자문관의 도움으로 인도시장을 뚫었다. 이 자문관은 여러 차례 상담에도 성과를 못냈던 바이어와 만나 지역 상황에 맞게 제품을 소개하고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자문관의 35년 외국계기업 근무 경험이 무역 인력과 인프라가 전무한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된 것이다. 
 
지난 7일 만난 나경식 빛담 대표이사는 "지방 중소기업은 여전히 수출 등 전문분야 정보가 부족하다"며 "지금은 현장의 정보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담 자문관이 기본적인 업무부터 상담까지 지원하며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미 충북 수출·FTA 자문관(왼쪽)과 나경식 빛담 대표이사. 사진/강명연 기자
 
실제 이경미 자문관은 30년 넘게 외국계기업에 몸담다 퇴직 후 창업기업 등 중소기업 자문을 시작했다.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데 비해 중소기업의 직접 수출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인식에서다. 이경미 자문관은 "기본적인 수출 업무는 대기업과 중소기기업 간 차이가 없지만 중소기업은 최소 인력이나 경험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기회를 놓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충청북도는 전국에서 처음 수출·FTA 자문관 양성에 나섰다. 50세 이상 신중년들이 쌓은 경험을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취지다. 일회성 수출상담이 아니라 전문관이 6개월 간 기업 한 곳을 전담해 기업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정인영 충북도 국제통상과 통상수출전문관은 "전문가 고용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과 전문성을 쌓았지만 청년들에게 자리를 내준 중년들을 매칭할 필요가 있었다"며 "광주시와 전남도가 문의할 만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의 수출·FTA 자문관 제도는 고용노동부의 신중년 일자리 공모사업 중 하나다. 50세 이상 중년들이 전문성을 살릴 분야를 발견하고 새로운 민간 일자리를 찾는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됐다. 단순 복지 차원의 노인일자리가 아닌 퇴직자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지원한다. 30여명의 충북도 수출·FTA 자문관 외에 전국에서 19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김응남 직업상담사가 청주 상당구청에서 민원인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청주시 상당구청 내 일자리 상담창구에서 근무하는 김응남 상담사 역시 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20여년 민간기업에 근무한 김응남 상담사는 50세가 넘어 경력을 살릴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되자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역 주민의 구직을 돕는 김 상담사는 젊은층에 비해 70세 이상 노인 일자리는 많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원의 3분의 1 가량이 70대 이상 어르신"이라며 "70대부터는 쉰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요즘은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일자리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소나 경비, 잡일 등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자리의 경우도 70대 미만에서 이미 구직자가 많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나이든 분들은 생계유지 외에 사회생활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 만큼 노인일자리 문제를 복지와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주=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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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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