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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터넷전문은행 시동…은행권은 저울질
오는 15일까지 예비인가 접수…규제 장벽·사업성 발목
SC제일·토스, 은행업 참전 전망…신한·하나금융 "확정 안돼"
2019-10-09 08:00:00 2019-10-09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간 암중모색이 한창이다. 네이버 등 굵직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주주 자격 요건 등 까다로운 규제 장벽과 불투명한 사업성으로 인해 참전의사를 공식화하지 않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받고 60일 안에 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 결과는 본인가 이후 한 달 안에 나올 예정으로, 이르면 올 연말 새로운 은행이 탄생할 전망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곳은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는 소소스마트뱅크(이하 소소뱅크)가 유일하다. 지난달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혁신 금융 서비스를 내세우며 등장한 소소뱅크는 사단법인 서울시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패션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연합을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현재 시중은행 및 보험회사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신 소소스마트뱅크 설립준비위원회 공동 준비위원장은 “기업은행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어디 은행, 어떤 기업과 하겠다고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소소뱅크의 설립목적이 소기업·소상공인에 있는 만큼 이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이 금융 주력자로 함께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참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는 것보다 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인 '아이원뱅크(i-ONE Bank)'을 고도화하는데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은행권에서는 섣불리 참전의사를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네이버나 SK텔레콤 등 대형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성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또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새로운 은행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대주주 자격 요건이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도 은행업에는 높은 규제가 작동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사들은 다만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 놓고 물밑작업을 계속하는 모습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ICT 기업이 있다면 인터넷은행에 참여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 관계자 또한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참여, 미참여 모두 현재까지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피력했다.
 
한편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던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SC제일은행과 손잡고 재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당초 토스뱅크가 상환전환우선주(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RCPS) 문제로 발목이 잡혔던 만큼 SC제일은행과 지분을 나눠 갖는 형태로 법인을 세운다면 ‘자본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SC제일은행과 토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사실상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물밑작업에 돌입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SC제일은행의 모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추진 중인 대만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키움뱅크’를 주도했던 키움증권은 재도전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현 키움증권 사장은 최근 사내 오찬 자리에서 인터넷은행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할지, 말지가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컨소시엄 또한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번 예비인가 심사에서 신한지주가 토스뱅크와 손을 잡았다 포기한 사례도 있는 만큼 최대한 변수를 줄이기 위해 서로 말을 아끼는 것 같다”며 “예비인가 접수가 10일부터 시작되긴 하지만 마지막날(15일)은 돼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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