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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설관리직, "차별대우 개선" 외치며 삭발
기본급 60% 명절휴가비 및 정년 연장 등 요구
2019-10-07 14:55:34 2019-10-07 14:55:34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대 시설관리자들이 법인 직원과의 차별 대우 시정을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는 7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건물 앞에서 '민주노조 탄압하는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1일 시설관리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직접고용한 서울대가 차별 대우를 자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핵심 요구사항은 기본급의 60% 액수에 해당하는 명절휴가비다. 법인 직원은 기본급의 120%를 지급받지만, 현재 시설관리직은 일정 비율 지급이 아니라 정액제로 직원의 3분의 1이 안되며, 그나마다 기계·전기 100만원과 청소·경비 50만원으로 시설관리직 내에서도 구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노조 유지를 위한 시간을 달라는 요구도 있다. 간부에게는 1개월에 6시간, 조합원 교육을 위해서는 1개월 1시간이다. 김형수 서울일반노조 위원장은 "청소 노동자 사망 관련해 기자회견을 했더니 그날 있었던 소위원회에서 학교 측 소위원이 '뭣하는 짓이냐, 민주노총 나가라'고 막말했다"며 "자기 목소리 내는 노동자가 싫어 민주노조 없애려는 학교 기조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마무리 시점에는 김 위원장과 정년을 5개월 앞둔 최분조(68) 부위원장이 삭발식을 했다. 이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눈을 감는 동안, 곳곳에서 울컥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최 부위원장이 마이크를 잡는 순간부터는 한 조합원이 입을 막고 흐느꼈다. 최 부위원장은 "눈물 나게 해서 미안하다"며 "그러나 저는 마지막으로 민주노조를 지키자는 마음에서 그렇게 했으니, 동지 여러분은 슬픔의 눈물보다는 노조를 당당하게 지키는데 함께 투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오는 10일 하루 전면 파업을 내리도록 하겠다"며 "그 전까지 정년 1년 연장, 명절휴가비 60%, 최소한의 노조 활동 권리인 조합원 교육시간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또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의 윤민정 공동대표는 "직접고용 때 노동자들은 고마워해야 할 일이 아닌데도 고마워했지만, 학교는 노동자가 표현한 고마움 중 얼마나 돌려줬는지 모르겠다"며 "노동자가 없다면 학교가 어떻게 운영될지 상상이라도 해보라고 서울대에 물어보고 싶다"고 외쳤다.
 
7일 오후 서울대 행정관 건물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의 최분조(68) 부위원장과 김형수 위원장이 시설관리직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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