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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안정자금 300만명 2조집행…내년 23%줄어 '안전판' 우려
취약계층 고용안정망 긍정적 효과…정책효과 단절감 줄이기위한 보완정책 필요
2019-09-29 18:00:00 2019-09-29 18: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일자리 안정자금이 올해에만 지난달까지 2조원이 집행되며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예산이 23% 가량 줄어들어 고용안정이 우려된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크게 줄어들어 지원 규모 역시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정책효과가 확실히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다른 정책 수단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노동자는 299만명으로 올해 예산 28188억원중 19292억원을 집행했다. 첫해였던 작년에는 예산 29708억원 중 25136억원을 지원해 예산이 남았는데 올해는 이 추세라면 예산을 다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가 언제 중단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용보험까지 가입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작년에 신청이 더뎠지만, 올해는 제도 유지에 대한 기대감과 지원효과가 크다는 인식이 퍼진 여파다.
 
 
하지만 일자리 안정자금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23.2% 줄어들 전망이다. 안정자금 자체가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에 따른 보완책으로 마련된 만큼 속도조절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8%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내년 예산을 21647억원으로 책정해 230만명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원금액도 올해 13만원에서 내년 9만원으로 줄어든다. 앞서 국회는 2018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하면서 2019년 이후 예산은 3조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토록 하는 부대의견을 채택했다. 해마다 예산이 들쭉날쭉 해지고, 예산 지속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안정자금이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는 만큼 줄어든 예산에 따른 타격은 취약계층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사회보험 가입 확대 등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안전망 강화에 영향을 끼쳐 '질좋은' 일자리로 이동시켰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전체 사업체의 고용을 4.3% 증가시키고, 긍정적 효과가 주로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통계에서도 안정자금 효과는 뚜렷하다. 통계청의 '2019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을 보면 1분기 전체 임금금로 일자리가 1년 전보다 503000개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일자리가 증가한데는 일자리안정자금에 따른 정책효과가 있었다""일자리안정자금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해서 행정통계로는 파악되지 않던 일자리들이 반영돼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최근 4개월 연속 5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는데 지난달 가입자수는 13757000명으로 전년대비 545000명 늘어 20105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서비스업, 여성, 50세 이상을 중심으로 가입자 증가가 지속되며 취약계층 고용보험 적용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처음 정책을 짤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속성을 갖고 추진했으면 효과는 더 높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며 노동자들이 정책효과 단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완대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병유 한신대 교수는 "올해만 지원받고 내년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면 사업 계획에 반영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제도로서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저임금 고용망 안정책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며 다양한 다른 정책을 함께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이 줄어든 만큼 다른 정책을 통해 일자리 질을 높이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원 수준을 낮춘만큼 대신 10인미만 소규모 사업주의 부담을 줄이면서 고용보험 가입을 독려할 수 있도록 사회보험료 지원을 확대하는 식의 고용 안정망 강화 정책을 공고히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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