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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발전, 석탄선별기 부실검증으로 83억원 손실 초래
이훈 "제품사양 확인 건너뛰어…공기업 매너리즘 심각"
2019-09-27 09:37:04 2019-09-27 09:37:04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남부발전이 석탄선별기 부실검증으로 83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 발전공기업이 발전설비 도입검증을 부실하게 한 것으로, 공기업의 매너리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한국남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부발전은 지난 2017년 삼척그린파워 발전소에서 석탄진동선별기를 도입하는 과정 중 허술한 검증으로 인해 82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남부발전은 2011년 6월 현대건설을 포함한 2개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삼척그린파워 발전소 1, 2호기 보일러에 대한 설치조건부 구매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은 1조712억여원에 달하는 큰 규모였다. 남부발전과 현대컨소시엄이 도입 당시 작성한 계약서에는 석탄선별기가 총수분이 최대 43%인 석탄까지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고, 석탄선별기의 도입계약금액은 20억원이었다
 
하지만 계약 후 도입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2013년 8월 실제 현대컨소시엄에서 제출한 석탄선별기의 설계도면을 살펴보면 해당설비의 부착수분은 15%로 표기돼 있었다. 이는 총수분으로 환산할 시 36.2%에 해당하는 수치로, 계약서에서 요구된 총수분의 최대치인 43%에는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남부발전 기술팀은 설계도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2014년 12월 석탄진동선별기의 구성방식을 승인했다. 해당 설비가 총수분이 최대 43%인 석탄으로 최대연속정격에서 연속 운전이 가능한 지가 불분명한 상황임에도 별도의 검증이나 평가 과정을 생략한 채 승인한 것이다. 해당 선별기는 이후 반복전인 커버 손상, 모터 손상 등 각종 하자가 발생했다.
 
결국 남부발전은 2017년 11월 선별기 방식을 진동방식에서 롤러방식으로 변경했고 60억여원의 구축 비용이 추가로 들어갔다. 남부발전은 이를 현대컨소시엄과 각각 30억여원씩 균등 분담하기로 했지만, 불필요한 추가비용 30억원을 부담하게 된 셈이다. 여기에 석탄선별기 하자로 인해 두 차례에 걸쳐 발전가동이 중단되면서 약 53억원에 달하는 손해 비용도 발생했다. 즉 부실 검증 등으로 남부발전은 약 83억원에 해당하는 불필요한 추가 부담을 진 것이다.
 
이훈 의원은 "해당 사례는 현대컨소시엄이 제출했던 제품설계도 상 적혀있는 수분 수치만 제대로 확인하고 검증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손해를 초래한 격"이라며 "이는 발전소 운영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매너리즘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발전소의 경우 이러한 황당한 사유로 인해 발전이 중단되고 추가비용까지 야기한다면 국민들이 그만큼 공적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공기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설비운영에 있어 꼼꼼하고 체계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남부발전이 석탄선별기 부실검증으로 83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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