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한국 확장재정 여력 충분…단기 부양책 필요"(종합)
KDI, KSP 성과공유 컨퍼런스 기자회견…홍남기 부총리와 면담
입력 : 2019-09-09 11:29:25 수정 : 2019-09-09 14:48: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한국은 재정건전성이 우호하고 확장재정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예산 전망을 고려할 때가 아니라 단기적이 즉각적인 조취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폴 크루그먼 교수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9년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기조를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여력이 부족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현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디플레이션 위기 등 지금 현재 당면하고 있는 경제 위기를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정부 기조에 적극 동의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직접적으로는 국제 교역관계의 부정적 영향이 존재하고 간접적으로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기업이라면 지금 투자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투자 보류를 결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는 "미국이나 서구 사례를 봐도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잘 보이지 않고 최저임금을 인상은 소비자들의 지출여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상시키는 것은 경제에 좋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며 "다만 지금과 같이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는 정부가 공공지출을 늘리는 등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을 하는 게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발 아시아 경제위기 발생 우려에 대해서 그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 경제에 대한 여러 회의적 예측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중국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하고 개입을 했기 때문에 경기 불안해지는 것을 많이 막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미중 무역 분쟁 자체가 장기화되고 규모가 커질수록 중국 경제의 신용, 불균형 등의 문제로 인한 급변점(티핑 포인트)에 다다를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컨퍼런스 기조연결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60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빈곤한 나라였지만, 이제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전세계의 최고의 나라"라며 "경제 성장의 비결, 기적의 비결은 생산성의 극적인 증대"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의 진화와 발전은 사실상 간단한 비용적 이유때문에 발생했지만 의도치 않은 부수적 혜택인 지식과 기술의 이전 효과가 나타났다"면서도 "앞으로 지식과 기술의 확산이 우연적으로 나오는 혜택이 아니라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강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는 가치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크루그먼 교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이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홍 부총리가 한국은 내수·수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경제 활력 회복과 총요소생산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조언을 구한데 따른 답변이다.
 
이어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여력이 있고 경기 전망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지고 있으므로 경기 부양 조치를 더 많이 실시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SOC 투자와 같이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 정부가 여러 경기 부양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신중한 기조가 위험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금년도 예산(전년대비 +9.5%)에 이어 내년도 예산(+9.3%)도 세입여건 등을 고려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 세계 경제전망과 함께 일본의 수출제한조치로 인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이에 세계 경제 전체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악화시킬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내년에 불황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지표에 따르면 무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동안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한-일 양국 긴장관계 등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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