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발 1400미터 고지서 청정 전기배달
정선 함백산 일대 정암풍력발전…가장 높은 트레킹 코스로도 활용
입력 : 2019-09-08 15:42:41 수정 : 2019-09-08 15:56:24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바람이 배송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강원도 정선 함백산 일대에 조성된 풍력발전단지에서 만난 최병기 정암풍력발전 대표는 풍력발전단지가 소백산 정상과 같은 해발 1400m 고지대에 설치된 이유에 대해 "최적의 풍황을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강원도 정선군 함백산 일대에 조성된 정암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남부발전
 
정암에 풍력발전기를 납품한 유니슨의 허화도 사장은 풍력발전을 '바람 장사'라고 말했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이용률이 좌우되는 풍력발전은 그만큼 풍황(바람의 특성)이 중요하다. 정암풍력발전단지의 평균 풍속은 7.1m/s로, 평균 5~6m/s인 다른 풍력발전단지에 비해 바람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강한 바람이 불어 안내판이 날아가자 최 대표는 "풍력발전 기준으로 보릿고개인 지금도 바람을 활용할 수 있는 함백산은 풍력발전을 위한 최적의 위치"라고 강조했다.
 
경제성을 고려해 고지대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 결과 풍광은 저절로 따라왔다. 산줄기를 따라 설치된 14대의 발전기를 잇는 길을 10분여 달려 도착한 2호기 앞에서는 함백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열린 함백산 야생화 축제 기간에는 1호기부터 14호기까지 약 4.4km 구간을 트레킹 코스로 민간에 개방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정암단지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트레킹 코스"라며 "많은 분들이 경관에 감탄하고 돌아가셨다"고 언급했다.
 
지난 8월 준공 1년을 맞은 정암풍력발전단지는 한국남부발전이 추진하는 '국산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3메가와트(MW)의 발전기 14기, 전체 32.2MW의 설비용량으로 연간 2만2000가구의 전기 공급이 가능한 7만8000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최 대표는 "정선군과 인근 태백시 전체를 충분히 공급하고 남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해당 전력량을 연료구매 대체비용으로 환산하면 12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화석연료 공급 대비해서는 연간 5만t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저감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자동차 2만868대의 CO2 배출량에 해당한다.
 
6일 정암풍력발전단지 2호기 앞에서 최병기 정암풍력발전 대표가 단지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남부발전
 
정암풍력은 친환경 발전단지 조성에도 힘썼다. 일반 사면보호공법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영구적인 식생기반을 조성하는 녹생토 식재공법을 적용했다. 절개면에 씨앗과 영양이 풍부한 흙을 사용, 주변의 미생물을 끌어들이고 식생이 조기에 안착하도록 유도한다. 양서류 등이 서식할 수 있는 생태돌수로 시공과 함께 공사 동중 발견된 멸종위기식물 2급 구름병아리난초는 인근 자생지로 이식해 감시카메라 두 대를 두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암풍력은 함백산의 뛰어난 풍광을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폐광지역인 정선군 고한읍 일대가 신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단지로 재탄생한 데 이어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남부발전과 정암풍력은 야생화 축제 기간에 시범 운영한 트레킹 코스 등을 개방하는 방안을 포함해 관련 연구용역을 8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정부의 '3020 에너지전환' 정책을 선도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목표치를 정부 기준보다 10% 높은 30%로 잡았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7080MW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05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풍력발전 보급에 나선 남부발전은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가운데서도 풍력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신정식 남부발전 사장은 "전 세계가 저탄소 시대를 넘어 무탄소를 향해 가고 있다"며 "풍력발전이 소음 등으로 인해 주민의 반대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역주민이 동의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나가며 친환경 에너지 보급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6일 정암풍력발전단지 2호기 앞에서 신정식 남부발전 사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남부발전
 
정선=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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