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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터넷은행 인가, '빅데이터·전자상거래'가 성패 가른다
당국 "케뱅·카뱅과 다른 빅테크 기업 필요"…ICT기업-핀테크사 합종연횡 예상
2019-08-22 20:00:00 2019-08-22 20: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절차가 오는 10월 재개되는 가운데 빅데이터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반의 사업계획이 인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금융혁신정책의 두축으로 데이터 경제 활성화와 전자금융거래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새 인터넷은행에는 빅테크(Big Tech·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기술 기반 기업집단) 기업의 모델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새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모델을 뛰어 넘는 빅테크 모델이어야 한다"며 "빅데이터나 전자상거래 기반의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담긴 사업계획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공개한 인터넷은행 평가 배점표에 따르면 총 1000점 만점 중 사업계획이 700점으로 가장 높다. 그중 혁신성이 350점이다.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가 각각 100점이 배정됐다.
 
앞서 지난 5월 금융위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에 대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했고,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능력 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 진출이 유력시됐던 키움뱅크의 탈락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당국이 '혁신성 부족'이라는 평가 결과를 내놨지만, 어떤 점이 미흡한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국 내부에서는 키움뱅크가 추구하는 모델에 대해 인터넷은행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팔 수 있는 종합금융채널로 판단했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보다 고도화 된 핀테크 기술이 적용된 신용평가 모델이나 사업계획이 눈의 띄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키움뱅크의 주주구성을 보면 대주주로 나선 키움증권(지분율 25.6%)을 주축으로 SK텔레콤, KEB하나은행, 세븐일레븐, 롯데멤버스, 11번가, 하나투어 등이 참여했다. 키움증권이 소속된 다우키움그룹은 ICT(정보통신)회사로 분류되지만 혁신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고, SK텔레콤이 이를 받쳐주기엔 지분 참여율(4%)이 미미하다.
 
반면, 토스뱅크의 경우 자금조달능력에서 미흡했지만 사업 모델에 있어서는 당국이 기대하는 모델에 근접했다. 배달의민족과 직방, 카페24의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소외계층에 적합한 신용평가모델을 만들고, 이들에 특화된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제3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갖춘 기업들을 컨소시엄에 넣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도 ICT 기업이 아니더라도 전자상거래, 유통 등 다양한 업종의 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중 재도전하겠다는 곳은 아직 없지만 예비인가 절차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은 넉넉하다.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ICT기업과 금융사, 핀테크 기업의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혁신성에서 감점을 당한 키움은 혁신적인 파트너를 끌어들이고, 안정성에서 박한 평가를 받은 토스는 자금력 있는 금융사와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한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의 주주사 관계자는 "지난 5월 예비인가가 실패로 끝나면서 컨소시움은 잠정 해체된 상태"라며 "당국이 알려준 문제점을 보완하는 새 파트너를 잡기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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