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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상권 80% 부활, 주말에 신촌 가면 보고 즐길 거리 많아"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100가정 보듬기 정착, 기부문화 확산 가능성 확인"
"재정적 지방분권 절실…독자적·창의적 사업지원 차원에서 접근해야"
2019-06-25 06:00:00 2019-06-25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가 들어선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남북 평화무드와 제로페이의 시작, 유치원 보육대란 등 굵직굵직한 대형 이슈들이 잇따르면서 지자체 역할이 정부를 앞지르는 등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이른바 ‘지금은 자치시대’이다. 그러나 자치분권화 문제는 아직 답보상태로 지자체의 동력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토마토>는 서울 자치구 단체장들을 만나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과 지역의 현안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토마토TV 뉴스리듬 생방송 ‘토크합니다’에 출연한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지면 기사에 옮겼다(편집자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24일 합정동 토마토TV ‘최기철의 뉴스리듬’에 출연해 구정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민선 7기 1년 정도 됐다. 3선 마지막 임기의 1년을 회고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
 
주민들이 3선으로 계속 지지해주고, 세 번째 선거에선 차례대로 지지율이 더 올라가서 25개구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로 지지해줬다. 세 번째지만 처음하던 마음 그대로 심정을 잘 유지하면서 주민을 섬기는 행정을 하겠다. 서대문을 주민과 상생하면서 지속가능한 지방정부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25개구 구청장 중 3선 8명이다 3선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할 생각인가.
 
구민들과 함께 구정을 잘하고 이후 다른 선택이 있다면 그 때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에 지금은 구정에 전념하는 것이 구민에게 제대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서대문구에서 시행하는 정책 중 눈에 띄는 정책이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100가정 보듬기는 딱 100이라는 숫자보다는 계속적으로 100가정씩을 품어가자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보면 기초수급자는 국가에서 보장해주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은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를테면 할머니와 손녀딸이 살았는데 부모가 있다는 이유로 부양자가 있어 국가가 따로 보호해주질 않지만 실제론 어려운 가정이 있다. 그래서 실제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가정을 위해 국가가 돕지 못한다면 지역사회에서 기부를 통해, 교회,성당, 사찰, 법인 등이 매년 일정 금액을 국가가 기초수급자에게 생활비를 주듯이 30만~50만원을 공동모금회를 통해 주는 사업이다. 
2011년 1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하는데 현재 563가정에 달한다. 100가정은 이미 2011년에 달성했고 지속적으로 563가정에 지원된 금액 누적액이 32억8000만원이다. 서대문 지역사회가 기부문화가 가능한 지역사회라는 것을 보여줬다. 지금은 완전히 정착됐고, 이젠 지역에서 정말 어려운 가정인데 후원자가 없는 경우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서대문구가 가능하다면 한국사회도 가능하다. 우리 기부문화도 더 잘 만들 필요가 있다. 
 
신촌상권 부활, 완벽한 부활을 100이라 할 때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할까.
 
저는 점수로 매긴다면 80% 이상은 됐다고 생각한다. 저는 신촌을 과거처럼 상권을 활성화하는데 중점을 문화에 뒀다. 문화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 신촌상권이란 영역 자체를 광장으로 만들어 문화활동이 가능하게 하자. 처음 시작한 것이 주말에 차없는 거리를 만들기 위한 대중교통전용지구였다. 신촌상권 활성화에 기본적인 하드웨어를 만들었다. 이를 완비한 후 신촌 전철역에서 연대 앞까지 만들어진 문화광장에서 문화활동이 가능하도록 여러가지 문화정책을 지원했다.
대표적인 물총 정책이 있다. 7월 첫째 주 주말 청년들 3만명이 모여 광장 안에서 물총싸움을 한다. 초가을이 되면 맥주축제, 봄에는 왈츠축제,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거리축제가 열린다. 하드웨어도 지속적으로 보강한다. 문화발전소라고 바람산 쪽에 지하에서 연극과 공연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문화인들이 모여 기획을 할 수도 있다. 신촌에 사용하지 않는 지하보도를 창작놀이센터로 바꿔 다양한 창작까페와 세미나가 가능한 공간이 됐다. 현대백화점 앞에 창천문화공원을 만들어 파랑고래라고 여러가지 버스킹과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획활동공간을 만들었다. 여러가지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밸리가 만들어져 주말이면 아주 많은 분들이 모여 신촌을 즐기고 지난 토요일에도 프랑스거리음악축제가 열렸다. 주말에 신촌에 가면 뭔가 느끼고 볼 수 있어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
물총축제도 저희 예산없이 외부 자원을 끌어다 했다. 주로 기업을 유치해 기업들이 물총축제를 활성화시켜줬다. 100가장 보듬기 같은 예산문제도 예산이 없으면 다른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지방정부의 기본이다.
 
독창적으로 추진하는 정책 중에 신촌박스퀘어가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데 노점상과의 상생을 위해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가.
 
일단 노점상 정책은 기존 노점상을 물리적으로 내보내는 정책을 가져가면 충돌이 있다. 보행자들은 노점상 때문에 불편하다. 기존 상인들은 세금내고 정당하게 사업하는데 노점상 때문에 불편하다 얘기한다. 이대 앞에 노점상이 46개가 있었다. 여기에 연대 앞 노점상을 키오스크로 정리한 사례를 적용했다. 신촌에 보행자전용지구를 만들 때 거기도 굉장히 노점상 60개 가까이 있었는데 26개로 키오스크를 만들었다. 들어오는 노점상도 노점상 스스로 정하도록 해 굉장히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똑같이 이대 앞에 적용하려보니깐 연대보다 길이 짧고 공간이 작았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박스퀘어로 박스와 스퀘어를 합성한 말이다. 신촌 기차역 앞에 화장실 있던 공간을 헐고 3층으로 컨테이너 몰을 올려 60개 가게를 올리고 노점상과 청년상인이 들어오도록 했는데 노점상이 현재 24개 들어오고 10개 정도는 정리가 됐고, 10개 정도는 안 들어오고 있다. 언제까지 비워둘 순 없어 8월에는 정리하고 청년상인으로 채울 생각이다. 청년과 노점상이 결합한 사례다.
 
서대문구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들어온다. 지방자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어떻게 되는가.
 
저희가 지금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독립문 쪽에 있다. 역사문화벨트라는 독립문, 형무소, 그 위에 과거 구의회 있던 자리에 임시정부 기념관이 만들어진다. 9월에 착공해 2년 뒤에 만들어진다. 저희는 독립문과 일제강점기 정말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수고한 분들의 기념관이 있고 임시정부 기념관은 우리 공화정을 처음 시작한 의미있는 곳이다. 역사문화벨트 뒤에 현저지구가 있는데 미래 100년을 위한 청소년센터가 있음 좋겠다. 
이런 일을 하며 재정이 충분치 않다. 항상 재정분권을 얘기하는데 저는 그런 측면에서 지방분권이 조금 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지방정부에 업무나 재정을 나눠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독자적이고 창의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구조가 돼야 하는데 재정분권을 포함한 지방분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부분들을 앞장서서 3선 구청장으로 역할을 하겠다.
 
어느 자치구보다도 취임 초기부터 다양한 모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평소 생각하는 바람직한 주거난 해법과 방향을 말해달라.
 
주거난 해소를 위한 방법은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이다. 서울시의 경우 주택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에 집값 상승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주거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서대문구는 일찍부터 노력을 해왔다. 서대문구가 9개의 대학이 위치해 있는 청년도시라는 점에서 자연히 청년주거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1년에 대학생 임대주택인 꿈꾸는 다락방 1호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꿈꾸는 다락방 2호 개관과 홍제동 대학생연합기숙사를 유치했고, 2016년에는 SH공사와 함께 28명의 청년들이 입주한 이와일가, 2018년에는 포스코1%나눔재단과 협업해 청년쉐어하우스 청년누리를 18명의 청년에 공급했다. 
또 독립 운동과 민주화 역사의 현장인 서대문구에서 독립·민주유공자와 그 후손분들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해보자고 생각해 나라사랑채 1호를 2017년에 공급했다. 올해는 독립·민주유공자와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청년미래공동체주택 공급을 눈앞에 두고 있고, 하반기에는 청년주택 4호도 공급할 예정이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대로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주택정책을 펴고, 지방정부는 더 깊숙이 들어가 지역적 특성과 수요자의 욕구에 맞춘 주택정책을 펴야 주거난 해결을 위한 그물망이 더 촘촘해진다.
 
 
문석진 구청장은 누구인가
 
문석진 구청장은 1955년 전남 장흥 출생으로 대광고를 거쳐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직장 생활을 하다가 개인회계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등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그를 정치로 이끈 것은 연세대 출신의 학생운동 선배들과 재야 민주화운동 지도자들의 권유도 작용했지만,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지 못한 마음의 빚이 컸다.
회계사를 하면서도 노동운동과 시민단체의 회계·감사 일을 도맡아 지원했으며, 1995년 서울시의원으로 지역정치를 시작해 2010년부터 민선 5~7기 서대문구청장을 맡고 있다. 목민관클럽 상임대표,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특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분과자문위원, 시정개발연구원 감사 등을 지냈다.
서대문구청장을 맡아 현재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모델이 된 동 복지허브화 사업을 실시해 2013년 이명박 정부가 야당 구청장인 그를 청와대로 부른 일은 유명한 일화다. 지난 세 번의 구청장 선거에서 내리 당선했다. 지난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67.3%)을 기록했다. 
 
진행=최기철 앵커, 기사=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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