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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트인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 속도낸다
채권단 총 1조6000억원 지원…내주 금호산업과 MOU 체결
2019-04-23 20:00:00 2019-04-23 20: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23일 채권단의 통 큰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위기'라는 급한 불을 끄고 새 주인 찾기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올해까지를 목표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절차는 상반기 중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조만간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실사 기간이 1~2개월임을 감안하면 입찰공고는 6월 중으로 예상된다. 7~8월 중 예비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사 등 과정을 거치면 이르면 연말께 본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채권단이 시장의 기대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매력은 더 높아졌다. 인수자가 떠안아야 할 부채가 부분적으로 해소된 덕분이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기로 한 1억6000억원은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요구했던 5000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채권단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최대한 여유있게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총 지원금 중 영구채 5000억원은 발행회사 결정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자본확충 효과를 얻게된 것이다. 채권단이 5000억원의 영구채를 매입해주면 당초 10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700%대로 내려간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가격은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3조6000억원대 부채의 일부 변제 및 금호그룹 측의 구주 매각 대금,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고려된 가격이다. 
 
인수 후보군은 매각 결정 당시와 비슷하게 SK와 한화, CJ, 신세계 등 자금 여력이 높은 대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당장 이들은 "인수에 관심이 없다"거나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섣불리 인수 의사를 밝혀서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높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선 한화그룹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에 공을 들였던 한화가 막판에 발을 빼면서다. 롯데카드 인수는 지난해 연말부터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작업이었기 때문에 아시아나 인수로 방향을 튼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화는 주력 방산산업이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과 부품을 제작한다. 한화는 또 2017년 항공운송면허 취득에 나선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에 16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항공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새 주인을 맞이하기에 앞서 자체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39개 부문, 224개팀 체제로 운영하던 조직을 38개 부문, 221개팀 체제로 개편했으며, 비수익 노선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올해 우선 인천발 하바로프스크·사할린 및 인천~시카고 노선에 대해 운휴를 시행할 계획이다. 2020년 이후의 노선 구조개선 계획은 매각주간사 및 채권단과의 협조를 통해 신중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금호산업과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적항공사로서의 소임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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