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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에서 스케일업 정책전환"…중기부, 예비유니콘 집중 육성
올해 1000억 규모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신설…"선제적 투자로 인한 적자기업도 지원"
2019-04-23 15:04:39 2019-04-23 15:04:44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성장 잠재력 있는 예비 유니콘기업을 집중 육성한다. 특례보증을 통해 시장에서 사업모델이 검증된 기업이 속도감 있게 후속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통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중기부와 기술보증기금은 이 같은 내용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제도를 신설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제도는 지난 3월 발표된 '제2 벤처붐 확산 전략'의 첫 번째 후속조치로, 창업 초기단계 지원에 집중됐던 정부정책을 전환해 단계별 스케일업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기준 기보의 신규보증 가운데 73%가 창업기업에 지원되는 등 정부가 창업 위주의 지원정책을 펴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을 통해 중기부는 시장에서 사업모델을 검증받은 고성장 기업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 사업모델을 검증받고 초기 투자를 받았지만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성과를 내기까지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기업들의 요청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선 벤처투자기관으로부터 누적 50억원 이상 투자받은 기업 가운데 최근 3년 매출 성장률이 연 평균 20% 이상인 기업이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업력이 3년에 못미치더라도 1년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성장하는 기업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보 내 기술전문조직인 중앙기술평가원은 투자기준과 성장성을 충족한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평가에 들어간다. 여기서 BB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이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일반보증의 최소요건 B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요구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아니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게 문호를 열어두기로 했다. 
 
최원형 중기부 벤처혁신과장은 "야놀자나 우아한형제 등 많은 유니콘기업이 대기업이 따라할 수 없는 기술력을 보유했다기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 선도자 지위에 올랐다"며 "결국 적정한 수준의 기술을 갖춘 동시에 시장 투자자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만큼 시장 내 평가를 중점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보는 △시장 검증 △성장성 △혁신성 등 이러한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예비유니콘'을 대상으로 선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탈(VC)과 금융기관 등이 위원회에 참여해 시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심의위 평가기준에도 '유니콘기업 가능성' 배점을 100점 만점의 60점으로 뒀다.
 
적자기업이라도 성장성이 확인된 기업의 경우 선정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특례보증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적자기업은 시중은행 대출이나 기존 보증에서 거절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이번 보증은 선제적 투자로 인한 적자일 경우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최대 보증한도는 100억원으로, 일반 보증한도 30억원보다 대폭 상향됐다. 고정보증료와 보증비율 역시 각각 1.0%, 95%로 일반보증(1.6%, 85%)보다 우대한다. 일부 협약은행 대출의 경우 100% 전액보증을 받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시범사업 성격으로 올해 15~20개 기업에게 1000억원 지원을 목표로 한다. 성과를 보고 하반기 또는 내년에 지원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사업이 아닌 만큼 기술력보다는 후속투자 가능성 등 시장에서 성장성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자 한다"며 "매출이나 성장성 위주로 판단하게 되는 만큼 플랫폼 기업이나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이 주요 정책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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