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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성공적 인수 방안 ‘현대·기아차 M&A’ 사례서 찾는다
사보 통해 향후 운영방안 첫 공개…수평적 통합·R&D 투자 극대화 노린다
2019-03-27 00:00:00 2019-03-27 00:00:00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에 들어간 현대중공업그룹이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해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배포한 사내보를 통해, 과거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사례가 이번 조선업 재편 논의와 온전히 같은 조건과 상황일 수는 없겠지만 당시 산업상황 및 M&A 과정, 성과 등에 대한 철저한 스터디 및 비교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효과를 창출할 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측은 벤치마킹의 이유로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간 수평적 통합이 고려되고 있고 △산업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자체적인 기술과 경쟁력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힘들며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경제를 고려한 범정부적 차원에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M&A 사례를 통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즉 ‘1+1’이 단순히 2가 될지, ‘2+알파(α)’가 될 수 있을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 체결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기업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는 목표이자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거나 오랜 불황이 계속될 시 기업은 자체적인 기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 이에 기업은 통상적으로 성장 전략의 하나로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M&A 카드를 고려하게 되는데, 지금 국내 조선산업이 바로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 산업 자체가 성숙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스마트화 및 친환경 규제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는 있으나 타 산업들에 비해 그 영향이 제한적이며, 시황이 소폭 반등하고는 있으나 호황기 대비 아직도 한창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의 효과로 첫째, 기아차의 단기간내 ‘경영 정상화’를 들었다. 1998년 현대차에 인수된 기아차는 이듬해인 1999년 7조9000억원의 매출과 1800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 우량 기업으로 변신했다. 또한 기아차는 부도 이후 21개월만에 자체신용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할 수 있을 만큼 신용도를 회복했으며, 신규차입 및 무역금융 등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통해 운전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둘째는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다. 기아차가 인수될 당시에는 환경관련 규제의 강화와 무공해 및 저공해 차량 의무 판매 비율의 증가 등으로 가솔린 내연기관을 대체할 새로운 내연기관의 개발이 자동차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는 곧 자동차업계의 존폐에 관련될 정도로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소연료 전지차량을 R&D연구팀인 IFC를 필두로 공동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는 해당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차별화된 기술과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상태다.
 
셋째는 ‘자동차 시장 판매량 및 매출 상승’이었다. 기아차는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급속도로 경영정상화가 이뤄져 법정관리 1년9개월만인 2000년 2월에 해제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국내업계는 현대, 기아, 대우, 쌍용, 르노삼성의 5사 체제를 형성했다. 지금은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곤 거의 다 외국 기업에 팔린 사정이니, 현대·기아차가 더욱 대단할 수밖에 없다. 2000년 현대차의 내수판매는 18.0%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점유율도 전년에 비해 2.2% 증가한 45.2%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은 1999년 26.5%를 기록했으며 2000년에는 28.5%로 2.0% 늘어났다. 이후에도 현재까지 가파르게 꾸준히 실적이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기아차의 성공요인은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생산력과 기술력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은 기술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은 물론, 정보기술이 융합된 지능형 자동차의 개발도 함께 해야한다”면서, “현대·기아차의 R&D 부분에서의 투자 및 개발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생산량과 판매량의 증대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통한 부품의 품질 및 가격에 있어도 경쟁우위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며. 하나의 계열사에서 두 개의 브랜드를 차별화 사용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콘셉트의 자동차를 생산해 서로의 시장에 각자의 고객에 대한 의견반영 및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공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들은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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