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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 하나니켈)남은 2회 분배금이 전부…보험 보장액 크지 않아
펀드기준가 800원대…1000원 넘은 주가는 비이성적
2019-03-22 00:00:00 2019-03-22 08:06:54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일반적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오피스빌딩, 상가, 호텔, 유료도로, 태양광발전소 등 해당 실물자산을 통째로 사들여서 거기에서 나오는 월세 등의 현금흐름을 분배하다가 약속된 기간이 지나면 해당 자산을 팔아 원금과 매각손익을 나누고 청산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처음 예상한 것보다 현금흐름이 많거나 적으면 분배금도 그에 따라 늘거나 줄고, 해당 자산을 매각한 가격이 매입가보다 높거나 낮으면 투자원금에서도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와 달리 자산을 매입하지 않고 일정기간 해당 자산의 운영권, 매출권리만 따로 사서 운영하는 상품도 있다. 이를테면 원유를 채굴하는 특정 유전의 매출권 몇 년치를 사서 정한 기간 동안 거기에서 나오는 원유를 팔아 수익을 얻는 옵션상품이다.
 
미국증시에 상장돼 있는 BPT(BP Prudhoe Bay Royalty Trust), SBR(Sabine Royalty Trust) 등이 그런 상품이다. 이름에 ‘로열티트러스트’를 의미하는 ‘RT’가 붙은 상품 중에 이런 유형이 많다. 실제 자산을 가진 게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의 권리만 갖는 형태라서 시한이 지나면 상품도 사라진다. 즉 약속한 기간 안에 발생하는 이익(분배금)으로 투자원금 이상을 뽑아야 하는 상품인 것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하나니켈도 그와 같은 광업권을 기초로 2017년 12월에 설정된 특별자산펀드다. 정식 명칭은 ‘하나UBS암바토비니켈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 1호와 2호로 나뉘어 있을 뿐 둘 다 암바토비 광산에서 채굴한 니켈의 판매권 일부를 가진 펀드다. 
 
사업이 잘 됐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니켈 생산량도 적었고 생산도 들쑥날쑥해 매출이 일정치 않았다. 펀드의 순가산가치(NAV)는 하락했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채로 약속된 기한이 다가왔다. 올해 11월까지 생산된 니켈의 판매권, 이것까지다. 판매해서 현금화하는 데는 2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내년 중에 남은 돈 나눠주고 청산할 것이다. 펀드에 투자한, 또 하나니켈 주식종목으로 매수한 투자자들이 받을 분배금을 기준으로 삼으면 오는 9월과 내년 3월에 받는 분배금이 마지막이다. 
 
그 외 광업권을 팔아서 나오는 수익 같은 것은 없다. 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은 오직 2회분의 분배금이 전부다. 물론 그 분배금이 얼마나 될지는 앞으로 암바토비 광산에서 생산될 니켈의 생산량과 국제 니켈가격과 환율이 결정할 것이다. 
 
 
국제니켈 시세는 톤당 1만2000달러에서 1만3000달러를 오가는 중이다. 환율은 일부만 환헤지가 걸긴 상태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현재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생산량인데 편차가 크다.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지급된 분배금의 재원이 된 작년 하반기 생산량은 목표치에 미달했다고 한다. 생산량의 변동성이 크긴 해도 갑자기 급증하는 것은 아니다. 분배금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 
 
한 가지, 전체 수익금액이 일정 금액을 밑돌 경우 그 차액을 보장받는 보험에 가입한 것이 있다. 그렇다고 그 금액이 엄청난 것은 아니다. 펀드 기준가가 800원이라면 50원 정도 더 보장받을 수 있을 정도다. 없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보험만으로 현재의 주가를 합리화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1000원을 넘어선 하나니켈2호의 주가는 비정상적이다. 펀드 사이즈가 작고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도 많지 않아 소수에 의해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움직이기 쉽다. 2월25일 <뉴스토마토> 보도 후 급등하던 주가가 하락 전환했지만 여전히 펀드의 순자산보다는 높다. 보도 이후 운용사 측에서도 따로 공지했을 정도다. 조심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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