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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리스크관리 통해 위기 대응해야"
하나금융경영硏, '은행산업 전망' 내놔…선제적 위기 관리 필요성 지적
2019-02-23 08:00:00 2019-02-23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등에 대응해 금융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경기 둔화와 취약차주 및 한계기업의 증가 등으로 올 한해 은행 산업이 악화될 우려가 커진 데 따라 선제적인 위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은행산업의 전망과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Book value Ratio)은 0.5~0.7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왔다. 작년 말 10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시장에서 보는 가치는 순자산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은행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정부 규제 △경기둔화 △한계기업 증가 등을 지목했다.
 
올해부터 바젤 III가 도입된 가운데 가계 부문의 경기대응완충자본(0~2.5%) 규제가 적용될 경우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고,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에 불이익을 주는 신(新)예대율 규제가 내년부터 도입됨에 따라 자산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부터 예대율 산정 시 적용되는 가중치가 변경되는데, 기존 가계 대출 비중이 높아 예대율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의 점진적인 변경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순이자마진(NIM) 또한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봤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시중금리의 하락 가능성도 높아져서다. 정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이자이익의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신탁을 제외한 비이자이익의 확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취약차주 리스크와 한계기업 증가 문제도 은행 전망을 어둡게 했다.
 
상반기 중 DSR 규제가 전 금융권으로 확대시행되면 추가 대출이 어려워져 단기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취약 업종이나 비외감 기업의 부실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위원은 “올해 은행산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며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업종별 포트폴리오 조정, 대출심사 및 다중채무자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국내은행 기준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평균 112% 수준으로 양호한 편이 나 은행 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개별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적립 기준을 보수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리스크가 수반되는 자산 확대보다는 운용자산(AUM) 기반의 자산 관리 업무에 집중하면서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자산 확대를 통한 외형 경쟁보다 내실에 충실한 경영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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