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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경영권은 공고히" 한진그룹, 표심 잡기 성공할까
증권가, 한진 쇄신안에 호평… 3월 주총 표대결 예상
2019-02-15 00:00:00 2019-02-15 00: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친화 방안을 내놓은 한진그룹이 표심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3월 중순 예정된 한진칼과 한진의 주총에서 회사의 감사·이사 선임 및 연임 여부, 정관변경 등을 두고 한진그룹과 KCGI 및 국민연금이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KCGI는 지난달 말 한진칼에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 선임을 요구하고 석태수 대표이사 대신 다른 사람으로 사내이사를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주총에 이사가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면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의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의결한 상태다. 정관변경이 통과되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양호 회장은 이사 자리에서 자동으로 물러나게 된다.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빌딩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진그룹은 전날 배당성향 확대를 비롯해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올 3월 임기가 끝나는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거취나, KCGI가 가장 먼저 강조한 지배구조위원회 등은 제외됐다. KCGI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안으로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의 경우 지분만 놓고 보면 조양호 회장 측(28.7%)이 국민연금(6.7%)과 KCGI(10.81%)의 합보다 앞서지만, 소액주주들의 표심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KCGI는 ‘밸류한진’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한진칼과 한진 주총에 전자투표제 도입도 제안했다. 한진그룹은 아직 정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당장 주식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날 대한항공과 한진칼, 한진 등의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에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한진칼우선주는 상한가를 찍었다. 한진그룹이 올해 배당성향을 50%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주주들도 반응한 것이다. 
 
한진그룹에 대한 증권가의 호평도 이어졌다. 그룹 차원에서 수익성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과 자체적인 지배구조 쇄신안을 약속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업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게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이번 안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KCGI 행동은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며 "한진그룹도 주주가치를 끌어 올려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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