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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위권 고착화…LG-삼성 격차 좁혀
5대 그룹 중 롯데는 유일하게 하위권 지속
2019-02-07 07:00:00 2019-02-07 07: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삼성·현대자동차·SK·GS가 신뢰점수 상위권을 9개월째 유지하면서 5위권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총수도 구광모 회장·이재용 부회장·정의선 부회장·최태원 회장·허창수 회장이 9개월째 5위 안에 들었다. 이들은 정부와의 소통을 넓혀가면서 자사의 경영성과 제고뿐만 아니라 국내 일자리·투자·사회적 가치 등에서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이후 다시 벌어진 1위 LG와의 격차를 5 이내로 좁히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은 7일 발표된 ‘2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행태부문 재벌그룹 항목에서 2위(33.5)에 올랐다. 1위 LG와는 4.1차다. 재벌그룹 전체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재벌 △한국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재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재벌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점수와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주는 재벌로 구성된 부정점수를 합산해 도출했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재벌 항목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점수 합산에서 제외했다. 총수 항목 역시 같은 방식으로 결과 값을 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1까지 늘어났던 구광모 LG 회장과의 차이를 5.3으로 줄였다. 삼성은 지난 10월 LG와의 점수차를 1 이내로 좁히며 역전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고,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점수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달 2일 청와대 초청 신년회에 참여하고 같은 달 10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15일에는 청와대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 30일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과 연이어 만나면서 대외활동을 넓힌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정부와의 만남 때마다 신사업 육성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일자리 창출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보였다. 특히 업황이 하락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에 대해 “진짜 실력은 이제 나온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 삼성과 반도체 사업 전체에 대한 전망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LG와 구 회장의 신뢰점수도 순항 중이다. LG는 10개월째 1위(2월 37.6)를 지키고 있고 구 회장 역시 조사대상에 포함된 6월부터 이달까지 9개월 연속 가장 신뢰하는 총수 1위(35.8)를 수성했다. 11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하던 재벌 점수는 12월 반등한 이후 안정을 찾았다. 총수로 등극한 이후 5개월 동안 떨어졌던 구 회장의 점수도 최근 2달 동안 상승세다. 구 회장은 지난해 10월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이후 올해 청와대 초청 신년회, 청와대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도 참여하며 기업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SK와 최태원 회장도 각각 3위(16.3), 4위(14.7)에 안착했다. 최 회장은 3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불과 0.3 차이로 쫓고 있다. SK는 1월과 비교해 긍정 점수가 0.4 올랐고 최 회장은 0.9 오른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와의 잇단 만남에서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점이 재벌과 총수의 긍정 점수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문 대통령에 사회적 경제 창출을 위한 기본법이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하게 해 달라고 건의했다. 
 
현대차와 정 회장은 순위는 유지했지만 지난달과 비교해 전체 점수가 각각 1.6, 1.5 떨어지며 이달에는 13.0과 15.0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체제가 구축된 이후 정 부회장이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이어가며 점수 개선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문 대통령의 울산공장 방문 이후 2020년 수소전기차 생산 능력을 연 4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광주형 일자리를 타결하며 국내 투자도 확정했다. GS는 7~8대, 허창수 회장도 7~8대에서 크게 변동성이 없는 점수를 유지 중이다. 허 회장은 새해 들어 차별화한 제품 경쟁력 확보와 협력사와의 상생의 협력 생태계를 강조하며 그룹에 비전을 제시했다.
 
5대 그룹 중에서 롯데와 신동빈 회장은 유일하게 하위권이다. 롯데는 지난 10개월 동안 한 번도 하위 5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달에도 -4.8로 27위를 기록했다. 신 회장 역시 10개월 동안 하위 5위권에 머물면서 이달 -4.7로 28위에 랭크됐다. 신 회장이 향후 5년간의 대규모 투자안을 현실화하고 정부와의 소통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기업과 총수의 이미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16.2)과 조양호 회장(-18.8)은 새해 들어 되려 점수가 하락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 위기는 넘겼지만 향후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대표이사직 연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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