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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부터 반도체 수요 회복…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대응"
5G 네트워크·갤럭시S10·QLED TV에도 강한 자신감
2019-01-31 20:00:00 2019-01-31 20: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이후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점진적 회복을 예상했다. 반도체 사용처가 PC, 모바일, 데이터센터 등으로 다원화 된 덕분에 업황 부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때를 대비해 제품 경쟁력 확보에 주력, 시장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와 5G 네트워크 장비, 차세대 스마트폰, 프리미엄 TV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쳐 혁신 역량을 강화해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2분기 이후 점진적인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며 "특히 하반기는 성수기 영향과 고객사의 고용량화 추세 등에 따라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기술 난이도의 가파른 증가로 급격한 공급 증가가 어렵고, PC 중심이었던 응용처가 다변화되면서 계절성도 완화가 됐다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 낸드플래시의 경우 서버 업체들의 고성능화가 지속되면서 고용량 스토리지 채용에 따른 수요 견조가 예상되며, 모바일에서도 스마트폰의 고용량 추세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D램의 경우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조 조정이 마무리되고 하반기 성수기 진입으로 수요 증가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 이 기간 D램의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은 10% 후반대의 감소세를 보였고, 평균판매가격(ASP)는 한 자릿 수 후반대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낸드플래시의 빗그로스는 한 자릿 수 후반대, ASP는 20% 초반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가격 하락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가 크지만 경쟁사 대비 낙폭이 컸다는 점은 시장의 우려를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며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이 큰 고객 중심으로 출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는 향후 사업 전망을 낙관했다. 모바일과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다. 모바일 D램은 가격 안정화와 함께 고용량화 트렌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서버도 고객사의 재고 소진 이후 수요 안정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하반기부터 서버 D램 수요가 새롭게 나타날 것"이라며 "2020년 이후에는 엣지 서버 확산에 따른 구매량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대비해 삼성전자는 재고도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며, 영업 전략도 시장 점유율 지키기보다는 수익성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투자 역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당분간은 불확실한 대외 환경을 감안해 추가적 증설 없이 신규 팹 건설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영역의 역량 강화도 꾀한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하반기 중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을 본격 양산하고 5나노 EUV 공정을 완료하는 등 기술 개발을 통한 중장기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이를 발판으로 고객 수를 전년대비 40% 이상 확대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마련하는데 집중한다.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세트 사업에서도 새로운 도약을 추진한다.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는 시장 기회 확대의 근간이다.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확산되고 있는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초기에 선점해 글로벌 사업 확대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종민 IM부문 무선기획팀 상무는 "5G는 LTE와 다른 차원의 기술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전세계적으로 화웨이, ZTE 등 중화권 장비 업체들을 배척하고 있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도 삼성전자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는 주파수 대부분을 커버하는 장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LTE 대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는 다음달 모습을 드러낼 갤럭시 10주년 모델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났다. 이 상무는 "갤럭시S10은 10년간의 갤럭시 혁신을 완성함과 동시에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혁신 제품"이라며 "그간 삼성전자가 축적해온 디스플레이, 카메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 사양 탑재로 완벽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 라이프스타일의 의미있는 가치 변화를 이끌겠다"며 "고객이 가격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전의 자존심은 TV가 앞장서 회복한다. 삼성전자는 "QLED TV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실히 입지를 굳혔다"며 "지난 4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부재하는 등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8K QLED TV의 라인업을 65형(인치)에서 98형까지 확대하고 '8K 어소시에이션' 등을 통해 관련 생태계도 확충할 계획이다. 동시에 마이크로LED에도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운용한다. 김원희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는 "마이크로LED는 초대형 제품을 우선 판매하고 2020년에는 가정용 제품으로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며 "자유로운 스크린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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