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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삼성전자 4차 산업혁명의 첨병, DSA를 가다
구글·애플 등과 치열한 인재 경쟁…포스트 50년 준비에 전력
2019-01-14 16:08:24 2019-01-15 14:50:22
[산호세=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밀집한 미국 실리콘밸리. 이곳의 관문인 산호세 공항에서 차로 20여분을 달리자 독특한 모양의 고층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DSA) 사옥이다. 유리가 건물 전면을 감싼 외관이 차가운 느낌을 주면서도 고즈넉한 주변 경관과 기묘한 조화를 이뤘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위치한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사옥 전경. 반도체 구조를 형상화했다. 사진/삼성전자
 
DSA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던 즈음인 1983년 이곳에 둥지를 텄다. 당시 글로벌 IT 업계의 최고 기업이었던 시스코와는 길 하나를 두고 이웃해 있다. 국내에서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시기, DSA는 미국 내 법인 설립을 통해 재미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현지 인력들을 채용해 반도체 사업 역량을 키웠다. 3년 후인 1986년에는 1MB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하는 성과도 이뤘다. 1992년에는 64MB D램 세계 최초 개발을 지원했다. 
 
이후 DSA는 연구개발(R&D) 기능을 한국으로 이관하고 미국을 포함한 영업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8년 R&D 기능을 부활시켰고, 2012년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설치하면서 R&D 역량을 강화했다. 하드웨어와 관련한 R&D는 여전히 한국에서 담당하지만 운영 펌웨어나 고객별 인터페이스 등의 스펙 연구는 이곳에서 전담한다. 먼 미래 신기술에 대한 패스 파인딩도 DSA의 주 업무다. 
 
삼성전자 DSA 사옥 전경. 사진/삼성전자
 
지난 2015년에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신사옥을 준공했다. 신사옥은 건물 자체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형상화했다. 오종훈 삼성전자 DSA 지원팀장(상무)은 "신사옥 디자인 콘셉트 고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특색있는 건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DSA 사옥은 총 10층 건물을 3개 층으로 나눠 3개 스텝으로 구성했다. 숫자 3은 삼성을 의미한다. 전체 외관은 반도체의 실제 구조를 본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단면을 잘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을 했을 때 나오는 구조대로 설계한 것. 직원들은 반도체 내의 일렉트론에 비유해 전자 소재들이 움직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7년 말 기준 DSA에는 1150명의 인력이 재직 중이다. 이 중 세일즈마케팅이 400명, R&D가 600명, SSIC가 150명 정도다. 오 상무는 "다양한 국적의 우수한 인재들이 이곳에 소속돼 있다"며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의 기업들과 인력 유치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DSA 사옥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실제로 DSA는 인근 지역에 위치한 다른 글로벌 IT 기업과 비교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복지 수준은 뒤지지 않는다. 매일 14개 글로벌 메뉴를 즉석에서 조리해 제공하고 있는 직원 식당은 DSA가 꼽는 프라이드 인프라 중 하나다. 직원들은 한식, 중식, 일식, 인도, 멕시코, 태국 등 다양한 메뉴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 프레시 주스 스테이션을 포함해 대부분의 메뉴는 주문 직후 만들어주는 '메이드 투 오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외부인에게도 개방을 한다. 실리콘밸리 일대에서는 매일 한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이곳 밖에 없어 한국인 엔지니어들에게도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삼성전자 DSA 사옥 외부 모습. 건물들 사이로 농구 코트가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
 
스포츠 시설을 위한 공간 확보에도 주력했다. 사옥 5층에는 피트니스센터가 마련돼 일과 시간 중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으며 5층과 8층의 야외정원에서도 골프 등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외부 공간에도 테니스, 농구, 배구 코트 등을 설치했다. 특히 '칠존'이라 불리는 곳은 오락실을 방불케한다.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기와 당구대, 수면실 등이 설치된 휴식 공간으로 일부 직원들은 주말에 자녀들을 데리고 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오 상무는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절박감에서 여러가지 콘셉트가 적용된 복지를 제공 중"이라며 "지난 35년동안 삼성전자의 반도체 발전에 기여한 것 처럼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고 성공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호세=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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